[자전거 사고 줄이자!]합정역부터 서부트럭터미날사거리 자전거도로까지 직접 가보니
2014-10-26 12:31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자전거 이용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관련 인프라는 미비해 자전거 안전의 사각지대가 많은 상황이다.
서울시의 자전거 이용 환경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25일 기자는 지하철 2호선 합정역부터 새롭게 자전거도로가 조성된 서부트럭터미날사거리까지 자전거로 가봤다.
인터넷의 지도앱만 의지한 채 패달을 밟으니,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화대교로 들어섰다.
양화대교의 폭은 유난히 좁았는데 사람 두명이 겨우 지나갈만한 넓이였다. 때문에 자전거로 가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뒤따랐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대여섯번의 사람을 만났고 그때마다 정차와 출발을 반복했다.
이후 안양천 자전거 길로 접어들기 위해서 엘리베이터로 이동 했다. 15인승 엘리베이터는 미니벨로를 싣기에는 적당한 공간이었지만 하이브리드 자전거에는 다소 비좁았다.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된 안양천 자전거길에 들어서니 속도가 제법 붙었다. 주말이라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 및 다양한 탈것을 즐기고 있었다.
신정잠수교를 지나 자전거길을 따라 내려가니 2015년 완공 예정인 고척돔구장에 도착했다. 지도앱을 통한 길안내는 최단거리가 아니라서 진로를 바꿔 이동했다.
자전거 도로정보의 경우 인터넷 지도와 서울시 자전거 종합홈페이지에서 PDF 지도를 다운받을 수 있지만 관련 정보는 단순 데이터에 그쳐 합리적 경로에 관한 정보공유와 정리가 필요해 보였다.
계남근린공원에서 좌회전 한 후 출발한 지 약 한시간만에 서부트럭터미날사거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새롭게 조성된 도로는 외관상 깔끔했지만 자전거 도로의 이용자는 많지 않았다.
근처 주민인 40대 아저씨는 "새롭게 녹지도 조성되고 자전거 도로도 생겨 좋지만 조성된 길이가 너무 짧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돌아오는 길에는 어느덧 해가 져 어두워 졌다.
사고위험이 높은 야간인 만큼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장비 착용여부를 살펴봤다. 지나가는 자전거 100대정도를 지켜본 결과 안전모의 착용 비율은 낮과 비슷했지만 라이트의 경우 70%이상이 부착했다.
라이트 사용자 일부는 빛을 너무 높은 각도로 비춰 반대편 운전자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다. 또한 도로 곳곳에서 가장자리에 주차한 택시 때문에 자전거가 원활한 통행을 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았다.
이날 총 25km의 거리를 약 3시간에 걸쳐 자전거로 이동했다. 자전거 인프라의 정비를 위해 많은 투자가 이뤄진 흔적은 보였지만 미숙한 부분도 곳곳에서 노출했다.
2000년대 이후 자전거도로 총 연장거리는 꾸준히 증가했고 서울시의 자전거 보급대수도 급속도로 신장됐다. 하지만 안전의식의 증가속도는 그에 따라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