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조금씩 안정찾는다…빅 이슈 해소 조짐

2014-10-29 16:07
하나 ·외환은행 조기통합, KB금융 사태, 신임 씨티은행장 논란 등

김종준 하나은행장(왼쪽)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29일 양행 합병계약서 체결 서명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아주경제 김부원·홍성환·문지훈 기자 = 최근 금융권을 들썩이게 했던 주요 사안들이 하나둘 씩 돌파구를 찾으면서 금융권이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을 둘러싼 노사 갈등,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문제로 불거졌던 KB금융그룹 혼란, 신임 한국씨티은행장 선임 논란 등의 문제가 일단락되고 있는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외환은행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개최해 조기 통합을 의결하고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조기통합에 따른 존속법인은 외환은행으로 결정됐다. 통합은행명은 합병계약서에 따라 설립되는 통합추진위원회가 결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이사회 의결 및 계약 체결에 따라 조만간 금융당국에 통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처럼 이사회를 통해 조기통합을 의결한 데다 최근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조기 통합을 포함한 모든 사안에 대한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통합 추진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그동안 조기 통합에 반대하며 대화를 거부해온 노조가 지난 28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소통 창구가 열린 것이다. 노조는 사측이 조합원 900명에 대한 징계를 38명으로 대폭 축소하자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통합 승인 전제조건으로 하나금융과 노조의 협의를 강조했고, 대화는 시작하지만 여전히 노조가 조기 통합에 반대하고 있어 협상 결과는 아직 안갯속인 상황이다.

KB금융 사태도 차기 KB금융 회장이 내정되면서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국민은행 노조 역시 윤종규 회장 내정자에 대해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어 노사 갈등도 없는 상태다. 앞으로 윤 내정자가 얼마나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임직원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느냐가 KB사태 조기 수습의 관건으로 꼽힌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박진회 은행장 선임으로 노사 갈등이 촉발됐으나 박 행장이 노조와 대화에 나서면서 소통의 물꼬를 트게 됐다. 박 행장은 지난 28일 오후 11시쯤 본사 로비에 마련된 노조 천막농성장을 찾아 노조위원장과 1시간 가깝게 대화를 나눴다.

노조는 지난 27일부터 천막 농성을 시작하며 박 행장의 출근을 저지해왔으며, 취임식을 무산시킬 계획도 세워뒀었다. 하지만 박 행장이 먼저 천막농성장을 찾아 대화에 나서면서 노조도 취임식 저지 계획을 취소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 측은 △고용안정 △인원충원 △일일실적보고 폐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했고, 박 행장도 노조의 요구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행장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선임도 되기 전부터 예상치 않게 노조의 열렬한 반대에 출근이 늦어지는 돌발 상황이 있었다"며 "모두 제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고 보다 열심히 듣고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진심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