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내정자, 29일 이사회부터 본격 행보 시작

2014-10-28 16:36
이사회서 국민은행장 겸임·사외이사 거취 논의 전망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29일부터 내정자로서의 본격 행보에 나선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내정자는 29일 이사회에서 차기 KB금융 회장 내정자로 공식 추천되며, KB금융 측과 경영고문 계약을 맺는다.

이에 따라 그는 내정자 자격으로 서울 명동 소재 본사 또는 외부에 마련된 집무실 및 의전 등을 지원받게 된다. 또 KB금융 경영정상화 및 조직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만큼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경영고문 자격으로 업무보고를 받을 수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윤 내정자는 이사회에서 KB사태에 따른 과제 중 하나인 국민은행장 겸임 여부와 KB금융 사외이사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낙하산 인사에 따른 경영권 다툼이 지목되면서 겸임 여부와 사외이사 거취가 KB금융 안팎의 주목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당초 윤 내정자는 겸임에 대해 "제도보다는 운영의 문제"라며 "현재 KB금융 상황과 여건에서 어떤 운영체계가 좋은지 이사회와 지혜를 모으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일단 당분간은 겸임하겠다는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거취의 경우 그동안 KB금융 사외이사들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아직 논의하기 적절한 시기가 아닌 것 같다"며 차기 회장 선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차기 회장 내정에 따라 더 이상 차일피일 미룰 수 없는 만큼 이번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윤 내정자가 정식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계열사 CEO를 비롯한 KB금융 임원들에 대한 인사도 관심사다. 통상 회장 교체 시 기존 계열사 CEO 또는 임원들은 재신임 여부를 묻기 위해 자진 사퇴하거나 임기 만료 시 교체돼왔다.

일부 계열사 CEO의 경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남인 KB인베스트먼트 사장과 박중원 KB데이타시스템 사장은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되며 차순관 KB저축은행 대표와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 오정식 KB캐피탈 사장은 내년 초 임기가 종료된다.

정회동 KB투자증권 사장과 김진홍 KB생명보험 사장, 이희권 KB자산운용 사장, 장유환 KB신용정보 사장 등 4명의 임기만료는 내년 8월이지만 지난 8월 유임으로 1년 연장된 것이기 때문에 윤 내정자의 의지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총 11개 계열사 중 9개 계열사 CEO가 교체 대상인 셈이다.

반면 윤 내정자가 조직 안정화에 무게를 둘 경우 인사 폭이 최소화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회장 및 국민은행장 겸임 여부와 사외이사 거취 결정이 윤 내정자의 첫 실험대나 마찬가지"라며 "조직 안정을 위해 각종 현안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만큼 윤 내정자의 행보도 본격화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