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시나이반도에 3개월간 비상사태 선포
2014-10-26 15:30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압델 파타 엘시시(사진) 이집트 대통령이 시나이반도에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4일(현지시간)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폭탄 공격이 발생해 이집트 군인 수십 명이 사망한 데 따른 조치다.
이집트 국영TV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한 후 발표한 성명에서 “25일 오전 5시부터 석 달 동안 사건이 발생한 시나이반도 일부 지역(시나이반도 북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인들의 사망에 사흘 동안의 애도 기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또한 24일 오후 7시부터 14시간 동안 이 일대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시나이반도 북부와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은 무기한 폐쇄하기로 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시나이반도 북부 엘아리시에서 15㎞ 정도 떨어진 셰이크 주와이드 마을 인근의 군 검문소에서 폭탄 공격이 발생해 최소 30명의 이집트군이 사망했다. 부상자도 군 고위 간부를 포함해 28명이나 된다. 이는 지난해 7월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된 후 이집트군을 대상으로 한 단일 공격으로는 제일 많은 사상자를 낸 것이다.
범행 주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집트 정부는 시나이반도 북부를 근거로 활동하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장단체는 19일 시나이반도 엘아리시에서 이집트군 7명을 숨지게 한 도로매설 폭탄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지난 2월 시나이반도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탄 버스를 겨냥해 자살 폭탄 테러를 자행하기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성명에서 “가장 강한 어조로 이번 테러를 규탄한다”며 “그들의 동기가 무엇이든 어떠한 유형의 테러도 범죄 행위이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무르시 전 대통령 실각 이후 이집트군과 경찰 등 공권력을 겨냥한 무장세력의 공격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