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아트톡]'노란오리' 러버덕 아빠 호프만 "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 석촌호수 러버덕 전시 기뻐"

2014-10-21 14:04
방한한 네덜란드 공공미술가 "슬픈 일 많은 한국에 기쁨의 메시지 되길" 애비뉴엘 월드타워점 아트홀, 롯데백 잠실점갤러리에서 '러버덕 프로젝트' 자료전

[20일 '노란 오리'러버덕 프로젝트를 만든 공공미술가 호프만이 서울 잠실 에비유엘 월드타워점에 방한, 노란오리를 머리에 올리고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21일 잠실 애비뉴엘 월드타워점에서 플로레타인 호프만이 활짝웃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예술은 콧대가 높고 우수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저는 대중에게 접근하고 싶었습니다. 예술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예술을 쉽고 흥미있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러버덕. '노란 오리 한 마리' 로 대한민국을 웃게해준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37)이 한국을 찾았다. 

 21일 서울  잠실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The Rubber Duck Project)에 등장한 호프만은 오리처럼 귀엽고 장난꾸러기였다. 어린 시절 목욕탕에서 가지고 놀던 노란 고무 오리 인형을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탈바꿈시킨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가다.

 호프만은 21일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귀여운 눈과 부리를 가진 노란 러버덕은 모든 연령대와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이가 많든 적든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러버덕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호프만이 장난꾸러기처럼 활짝 웃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아침에 호텔에서 창문을 열어 러버덕을 보고 매우 행복했어요. 비가 많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호수에 러버덕이 전시될 수 있어 기뻤어요."

 호프만도 "석촌호수는 사람들이 주변을 산책하면서 360도에서 러버덕을 볼 수 있어 러버덕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07년 프랑스에서 26m의 초대형 크기로 처음 등장한 대형 러버덕은 이후 네덜란드·브라질·일본·호주·홍콩·대만·미국 등 전 세계 16개국을 순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크기도 다양한데 이번에 서울에서 선보이는 오리는 가로 16.5m·세로 19.8m·높이 16.5m로, 무게가 1t에 달한다.

 거대한 '노란 오리' 누군가를 따라가는 작품을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호프만은 "나도 제프 쿤스나 클라스 올덴버그의 작품을 알고 있지만 나만의 법칙과 아이디어로 작업을 한다"며 "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공공공간을 내 작업공간으로 선택한다"고 말했다.

 "제프 쿤스나 클래스 올덴버그와 같은 대가들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시하지만 나는 공공장소를 선호한다. 예술은 부자를 위한 게 아니라 일반 대중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죠."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날은 제 생일이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세월호 사고를 접하고 정말 안타까웠어요. 며칠 전 공연장에서 일어난 사고 소식도 들었습니다. 한국의 슬픔을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호프만은 "러버덕을 보러 와서 서로 만나고 함께 하면서 행복해지는 느낌을 받기를 원한다"며 "러버덕 덕분에 나 역시 좋은 사람과 나라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러버덕은 나를 세상과 연결해주고 세상에 보내주는 존재"라고 의미를 뒀다.

 "우리는 작은 세상에서 살고 있죠. 러버덕은 이 작은 세계를 여행하며 모두를 연결합니다. 러버덕을 통해 서울사람들이 타이완, 호주, 브라질 사람과 연결되죠. 잘 모르는 사람들도 러버덕을 보러 와서 함께 하고 함께 행복해지잖아요."

 러버덕은 수많은 인파만큼이나 많은 파생 효과를 몰고 다닌다. 작년 홍콩 프로젝트에는 800만 명이 다녀갔고 베이징 프로젝트에서는 입장료 수익만 수백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 오리를 보기 위해 300만명이 몰렸다. 입장료 수익만 52일간 348억원을 벌어들였다. 인형과 가방, 쿠션 등 오리 관련 상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홍콩에서는 오리 형태의 케이크와 카레 메뉴가 나올 정도였다. 가짜 러버덕도 우후죽순 등장했다. 상업적이라는 비판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호프만은 러버덕 프로젝트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각각의 러버덕 프로젝트는 후원사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이번 프로젝트도 전시 시점이 우연히 (롯데월드몰 개장과) 일치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호프만은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계획됐다. 롯데월드몰의 개정 시점과 우연히 일치했을 뿐이다. 나는 돈을 얼마를 주든, 내가 원하지 않는 작품은 하지 않는다. 후원사인 롯데도 어떤 이득을 보겠지만 나는 러버덕을 전시하는 데 있어서 자유를 보장받았다”고 했다.

 

[노란오리에 탄 호프만. 사진=박현주기자]


지난 14일 석촌호수에 둥지를 튼 호프만의 '노란 오리'는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다. 너도나도 오리와 '인증샷' 찍기에 나선 것은 물론이고 서울에 모습을 드러낸 첫날 바람이 빠져 호수에 부리가 닿은 모습에는 "긴 여행길에 피곤했나 보다" "목이 말랐구나!" 등 다양한 해석(?)이 SNS에 이어질 정도였다.

덕분에 롯데월드몰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안전사고 불안감에 개장이 지연되던 롯데월드몰은 일단 웃음짓고 있다. '노란오리' 덕분에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폭발적인 매출세를 보이고 있다. 10~12일 전국 롯데백화점에서 당일 1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 증정한 작가 사인이 러버덕 인형은 1만개 한정판이 품절됐다.

한편,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6층 아트홀과 롯데백화점 잠실점 9층갤러리에서는 러버덕 프로젝트의 자료를 함께 볼수 있는 대형전시를 진행된다. 행사는 11월 14일까지. 입장료는 없다. 
 

[21일 비가오는날 석촌호수에 뜬 노란 오리 러버덕이 궂은날씨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