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김무성, 상하이발 개헌 후폭풍에 대권 가도 ‘빨간불’

2014-10-20 16:37
[김무성 취임 100일] 상하이發 개헌 파장, 朴대통령·김무성·與 지지율 동시 하락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상하이발(發) 개헌 파장을 몰고 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현재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불가’ 방침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던진 블랙홀 이슈가 자충수가 됨에 따라 김 대표의 차기 대권 가도에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특히 21일 취임 100일을 맞아 김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신중치 못한 발언’이 이번 개헌 발언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점은 향후 차기 대권 가도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0월 셋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지지도에서 김 대표는 지난주 대비 1.0% 포인트 하락한 15.7%에 그쳤다. 10월 첫째 주 18.5%까지 치솟은 김 대표는 이후 16.7%로 하락하더니 개헌 발언 뒤 또다시 지지율이 떨어진 셈이다. 

반면 경쟁자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같은 기간 0.6% 포인트 상승한 13.2%로 김 대표를 바짝 뒤쫓았다. 1위는 지난주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18.1%)이 차지했다.

◆金, PK·중도층 지지층 이탈 VS 文, 호남·진보층 결집

눈여겨볼 대목은 상하이발 개헌 발언 이후 여당의 삼각주체(박 대통령·새누리당·김 대표)의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한 점과 김 대표와 문 의원의 지역별·계층별·세대별 지지층 이탈 및 결집 여부다.

이번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9.4%로 3주 연속 하락했다. 이는 지난주 대비 0.5%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박근혜 대통령


반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은 같은 기간 0.6% 포인트 상승한 43.8%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 비율과 부정 평가 비율의 격차는 1.1% 포인트에 불과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새누리당이 43.6%로 지난주 대비 0.3% 포인트 하락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20.4%로 같은 기간 0.5% 포인트 상승했다.

상하이발 개헌 파동 이후 보수진영의 삼각주체의 지지율이 일제히 하락, 현재 권력인 박 대통령이 ‘지는 해’로 전락하지 않는 한 어떤 승부수도 쉽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통상적인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의 지지층 가운데 70∼80%가 박 대통령을 지지한다”며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의 지지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무성 취임 100일 “낙제 면했다”…연일 로우키 전략, 왜?

실제 그랬다. 리얼미터 조사를 보면 김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경기·인천과 부산·경남·울산 지역(지역) △30대(계층) △새누리당(정당) 지지층의 이탈에 따른 결과였다.

반면 개헌 정국에서 박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독재 프레임’을 전면에 내건 문 의원의 지지율 상승은 △경기·인천 △광주·전라 지역 △40대 △진보성향 유권자 층의 결집으로 이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가운데) [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상하이발 개헌 정국에서 김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반기→꼬리 내리기’ 등을 반복하면서 정통적인 지지층은 물론 수도권 중도층도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박 대통령과 ‘일 대 일’ 구도를 겨냥하며 연일 대여공세 선봉에 선 문 의원이 정통적인 범야권 지지층 결집에 성공한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은 셈이다.

문제는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할 말은 하겠다’고 공언한 김 대표가 연일 ‘로우키(low-key)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 100일과 관련, “낙제를 면했다”고 한 뒤 개헌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애초 약속한 수평적 당청 관계는커녕 수직적 당청 관계가 더욱 고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 대표의 선 긋기에 불구하고 개헌 불씨가 살아있는 데다 이번 파동의 중심에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갈등이 자리 잡고 있는 터라 정국은 언제든지 개헌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많다. 김 대표가 개헌에 수세적으로 임할 경우 이슈 주도권을 실기할 수 있다는 애기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정기국회 이후 새해가 되면 개헌 논의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 대표가 여권 주자로 독주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 정치권 전체가 재편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3∼17일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