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백규정, “미국 무대 진출 고민되네”
2014-10-20 14:54
미국LPGA투어 대회 우승으로 시드 획득…연말까지 결정하지 않으면 멤버자격 상실…장하나는 미국 진출계획 확정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간판 선수’ 두 명이 미국 무대 진출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올해 미국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김효주(19·롯데)와 백규정(19·CJ오쇼핑)은 미국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미국LPGA투어는 ‘비(非) 멤버’로서 투어에서 우승한 선수에게는 그 해 잔여대회와 그 이듬해 시드를 부여한다.
김효주는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서, 백규정은 지난주 한국에서 열린 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각각 우승했다.
두 선수는 원할 경우 올해 남은 미LPGA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할 수 있고, 2015년도 풀시드를 받는다. 2015년에만 활약할 계획이라면 연말까지 투어측에 의사를 표명하면 된다. 두 선수에게 시드가 주어지는 기간은 2015년까지다. 따라서 두 선수가 내년 미국에 진출하려면 올해말까지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김효주는 미국으로 간다는 뜻은 굳혔으나 그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연말 미LPGA투어측에 내년 시즌 활동의사를 밝힌 후 ‘한국 잔류냐, 미국 진출이냐’를 택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규정은 19일 우승 직후 “우승까지 예상하지 못했고 당연히 미국 진출 여부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 플레이 스타일로 보아 일본보다는 미국 투어가 더 적합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미LPGA투어 진출에 뜻이 있다는 얘기다.
두 선수가 고민하는 것은 KLPGA투어애서 활약해도 미국이나 일본 투어 못지않은 상금을 벌고 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주의 경우 이미 시즌 상금액이 10억원을 넘어섰다. 백규정도 국내에서 3승을 올리며 상금랭킹 5위를 달리고 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체력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섣불리 ‘큰 무대’에 가느니, 좀더 두고보면서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KLPGA투어 상금랭킹 3위내에 들 경우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에 초청받는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세리는 얼마전 “요즘처럼 KLPGA투어가 활성화된다면 후배들이 굳이 미국이나 일본 무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만큼 KLPGA투어는 상금 규모나 선수들의 기량 수준 등에서 세계적 수준에 접근했다는 뜻도 된다.
김효주 백규정과 달리 장하나(22·비씨카드)는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장하나는 미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나 2부투어를 거쳐 시드를 따야한다. 미LPGA투어 Q스쿨은 3단계로 진행된다. 올해는 이미 2단계를 마쳤다. 다행히 장하나는 세계랭킹이 높아(현재 19위) 최종전(3단계)에 직행할 수 있다. Q스쿨 최종전은 오는 12월3∼7일 LPGA 인터내셔널골프코스에서 열린다.
KLPGA투어의 간판 선수 세 명의 선택이 그들의 미래를 어떻게 수놓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