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차기 대선 지지율, 박원순·문재인에 열세…개헌론 사과로 추가 하락 불가피

2014-10-17 15:11
[한국갤럽] 박원순(19%) > 문재인 (13%) > 김무성 (10%) >안철수(8%)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새누리당 제공]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상하이발(發) 개헌 정국을 몰고 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0%(전체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방중 마지막 날인 16일 개헌의 당위성을 주장했다가 17일 이를 취소하는 등 갈지(之)자 행보를 보임에 따라 지지율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7·14 전당대회에서 ‘청와대에 할 말은 하겠다’고 공언한 김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의식, 단 하루 만에 꼬리를 내리면서 수직적 당청 관계에 대한 비판이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 취임 이후 첫 외교행사에서 집권여당의 원탑인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층을 끌어안지도, 비박(비박근혜) 진영을 포용하지도 못함에 따라 향후 김무성호(號)의 순항은 불투명하게 됐다.

◆김무성, PK·TK 지지율 20%도 안 돼…보수층 지지 끌어안기 ‘실패’

실제 1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10월 셋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김 대표는 10%로 3위에 그쳤다. 1∼2위는 박원순 서울시장(19%)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13%)이 차지했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이어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8%),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6%),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6%), 안희정 충남도지사(2%),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1%) 순이었고, 30%는 의견을 유보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에서 보인 김 대표의 지지율이다.

김 대표는 부산·경남에서 13%, 대구·경북에서 21%에 그쳤다. 자신의 전체 평균 지지율을 상회했지만, 두 지역의 부동층이 37%(부산·경남)와 28%(대구·경북)로 비교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에게 전폭적인 지지율 보인 영남권이 비박인 김 대표를 우호적으로 평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비박 행보를 보인 김 대표의 수도권 지지율은 평균을 하회했다. 서울에선 8%, 인천·경기에선 9%에 그쳤다.

수도권 지역에 부동층이 중첩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대표의 개헌 발언 철회가 수도권 지지율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野 지지층, 박원순 지지 39% VS 與 지지층, 김무성 지지 21%…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의를 기다리며 논의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timeid@]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지지 정당별 후보 선호도다. 야권 지지층 가운데 박 시장을 지지하는 비율은 39%였다. 반면 여권 지지층 중 김 대표를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21%에 그쳤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야권 지지층에선 박 시장에 이어 문재인 의원(26%)과 안철수 전 대표(1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새누리당에선 김 대표 이외에 정몽준 전 의원(11%)와 김문수 위원장(10%) 등의 지지율이 야권 결집도를 밑돌았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288명)에서도 박원순(18%) > 문재인(15%) >안철수(9%) 등 야권 인물 선호가 두드러졌다.

한국갤럽은 이와 관련해 “현재 야권 정치인에 대한 선호도 쏠림은 지난 대선에서 이미 대통령을 배출한 여권에 아직 차기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현 시점에서의 정치인 선호도를 차기 대권 구도에 견주는 것은 섣부른 확대 해석이며, 전국적 지명도나 대중적 인기를 반영한 지표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개헌 발언 철회로 수직적 당청 관계에 대한 논란에 불을 지핀 꼴이 되면서 명분도 실익도 잃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4~16일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6%(총 통화 6514명 중 1021명 응답 완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