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자동차 매달 3000대씩 급감..."업계, 자구책 마련 분주"

2014-10-13 16:18
2011년 이후 감소세 전환, 정부의 정책적 지원 절실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LPG 자동차가 올 들어 매달 3000대 가까이 줄어들면서 LPG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LPG 자동차 등록 대수는 238만1084대로 지난해보다 2만9411대가 줄었다. 월평균 등록 대수 감소폭은 2012년 979대, 2013년 1906대에 이어 올해는 3676대에 달했다.

LPG협회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저렴한 연료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던 차량의 폐차 시기 도래와 함께 최근 경유차의 인기로 LPG 차량의 신규 수요가 크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 연료인 LPG는 자동차 시장에서 2011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된 데 이어 가정용 연료 시장에서도 액화천연가스(LNG)에 밀려 2000년 이후 도시 지역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 9월부터 경유 택시에도 유가보조금이 지급될 예정이어서 LPG 수요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는 완성차 업체와 협력으로 연비 향상과 성능 개선 등 LPG 차량 신규 수요를 늘릴 수 있는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LPG협회는 르노삼성차와 손잡고 부피를 줄여 적재공간을 늘린 도넛형 LPG 탱크를 개발하고, 이를 탑재한 'SM5 LPLi 도넛'을 선보였다. 이 차는 트렁크 공간을 약 40% 넓혀 휠체어나 레저용품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현대차와 함께 2016년경 상용화에 들어갈 차세대 LPDi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신형 엔진은 기존보다 연비를 10% 개선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신형 연료 탱크와 차세대 엔진이 시장에 본격 출시되면 렌터카 시장 등에서 LPG 자동차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정유사에 비해 뒤처졌던 서비스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1은 업계 최초로 전국 충전소에 방폭형 무선 결제 시스템을 설치하고, 10월부터 앱 카드 방식의 모바일 결제를 시행한다. 또 CJ헬로모바일과 함께 기본료 반값 혜택과 매월 포인트를 제공하는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업계의 자구 노력에도 향후 LPG 수요가 늘어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내년 경유 택시의 도입이 예정된 데 다 LPG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OECD 국가 평균보다 높아 연료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LPG 차량은 영업용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만 탈 수 있도록 법으로 묶여 시장 확대가 어렵다"며 "국내 LPG 산업의 유지를 위해서는 경유처럼 LPG를 일반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 비중을 낮추는 등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