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고속도로 요금소 성희롱 만연… 3년간 40건 신고
2014-10-08 16:39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고속도로 요금소를 지날 때 여성 징수원을 성희롱하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고속도로 영업소에서 22건의 성희롱 신고가 접수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6건이 신고됐다.
성희롱 형태는 남성 운전자가 상의 또는 하의를 노출한 상태로 요금을 지불하거나 음란행위를 한 사례가 상당수였다. 성적 욕설이나 음담패설도 포함됐다. 한 운전자는 북부산영업소에서 상습적으로 신체 부위를 노출했다가 최근 벌금 200만원에 약식 기소되기도 했다.
2012년 이후 영업소별 성희롱 신고는 김포영업소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풍기·장유·북부산영업소가 각각 3건이었다. 서울 및 서서울영업소는 각각 1건에 그쳤다. 동서울영업소는 신고가 전무했다.
통행료를 건네면서 징수원의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경우는 빈번한데 반해 신고가 1건도 없었다. 이같이 수위가 낮은 행위까지 포함하면 실제 성희롱은 수백건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징수원들이 성희롱으로 신고한 40건 가운데 형사고발 조치된 것은 북부산영업소의 사례 3건에 불과했다.
최영만 도로공사 영업처 차장은 "피해자가 신고 시스템에 등록하지 않고 넘어가는 일도 많은 것 같다"며 "증거자료가 없거나 피해자들이 보복을 우려해 도로공사와 영업소 운영업체가 형사고발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노근 의원은 요금소 정면에 폐쇄회로(CC)TV 촬영 중이라는 경고 문구 일괄 부착하고, 도로공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현재 도로공사 영업소 335곳 가운데 CCTV가 설치된 곳은 71개소에 불과하다.
도로공사의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요금소의 여성 징수원 가운데 운전자에게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58%로 절반이 넘었다. 가해자는 대부분 40∼50대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