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한국 대만 야구 또 한번 '약속지킨' 약속의 8회

2014-09-29 06:46

한국 대만 야구 하이라이트[사진=SBS 중계 영상 캡처]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약속의 8회에서 또 한번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은 28일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에서 2대3으로 끌려가던 8회에만 넉 점을 뽑아 6대3으로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한국야구 대표팀은 대회 2회 연속이자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한국은 1회부터 선제점을 내주고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8회까지 2대3으로 끌려가던 한국은 초조한 기색을 비치며 패색이 짙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8회의 약속은 기적처럼 반복됐다.

8회 선두타자 민병헌이 출루한 데 이어 김현수와 박병호가 남은 베이스를 채워 만루를 만들어냈다.

추격의 신호탄은 1사 만루에서 강정호의 밀어내기로 시작됐다. 이어 나성범의 내야 땅볼로 결승점을 뽑으며 분위기가 완전히 역전됐다.

황재균이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고 대만의 전의를 상실케했다. 짜릿한 역전승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한국야구에 8회는 '약속의 이닝'이라 할 만큼 드라마 같은 승부를 반복했다.

약속의 8회는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 한일전부터 시작됐다. 결승에서 만난 일본을 상대로 한국은 0대2로 끌려가는 경기를 펼치다 8회말 짜릿한 역전승을 펼쳤다.

김재박의 일명 '개구리 번트'로 동점을 만든 뒤 한대화의 석 점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에는 국민타자 이승엽이 8회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엽은 일본과의 2000년 시드니올림픽 3·4위 결정전 때 0대0으로 팽팽하던 8회 2사 1,3루에서 좌중간 2루타를 날려 한국에 동메달을 안겼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일본과의 경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 일본과의 대결에서는 각각 결승 홈런포를 모두 8회에 쏘아올렸다.

한국야구는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도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던 대만을 상대로 고전을 펼쳤다.

하지만 기적처럼 8회에 힘을 내면서 12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결승전 한국 대만 경기를 금메달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