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M&A에 옷 벗는 애널리스트 크게 는다
2014-09-24 14:06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국내 증권업계가 장기 불황으로 인수ㆍ합병(M&A) 바람에 휩싸인 가운데 회사를 떠나는 애널리스트 수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애널리스트 수는 최근 3~4년 만에 20%가 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돈을 버는 부서가 아닌 리서치센터가 구조조정 1순위가 되고 있는 것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를 보면 국내 63개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는 전일 현재 1218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11년 2월(1580명) 대비 3년 7개월 만에 22.91%(362명) 줄었다.
연도별로도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애널리스트 수는 2012년 말 1455명에서 이듬해 말 1322명, 최근 1200명대로 꾸준히 줄었다.
이런 상황에 증권사 M&A도 줄줄이 예정돼 있어 애널리스트 수가 1000명을 밑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미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내년 초 통합법인이 출범할 예정으로 현재 구조조정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애널리스트다.
두 회사는 모두 계약제로 애널리스트를 운용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17명, 아이엠투자증권 14명을 합해 총 31명이 현재 두 회사에서 일한다.
메리츠종금증권 및 아이엠투자증권은 건설이나 자동차, 화학, 인터넷, 게임을 비롯한 상당수 부문에서 애널리스트가 겹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 증권사가 모두 계약직으로만 애널리스트를 채용하고 있는데, 이미 양쪽 리서치센터 안에서는 마음을 비웠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아이엠투자증권뿐 아니라 대형사인 현대증권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중소형사인 리딩투자증권이나 이트레이드증권도 마찬가지다. 이런 회사 또한 매각을 전후로 리서치센터 인력을 최소화해 비용을 줄일 공산이 크다.
M&A 바람에서 빗겨난 회사라고 예외는 아니다. 애널리스트 수를 줄이면 줄였지 늘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실제 중소형사 사이에서는 통합 리서치센터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지 않은 감원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서치센터는 법인영업에 필수적이지만, 운용 비용이 너무 커 '계륵' 같은 존재로 여겨질 때도 있다"며 "돈을 버는 부서가 아니라는 점에서 언제나 구조조정 1순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