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의원들 단통법 고시안 일제히 비판..."취지 퇴색해 용두사미"
2014-09-23 15:15
새정치민주연합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인 문병호·우상호·최원식 의원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단통법 토론회에서 "정부가 통신사와 제조사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바람에 단통법 고시안이 용두사미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는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류제명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을 비롯해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함께 참여했다.
이날 인사말에서 문병호 의원은 "단말기 보조금을 100% 받으려면 월 7만원 이상(2년 약정) 요금제를 쓰는 방향으로 미래부 고시안이 잡혔다고 한다"면서 "단통법의 취지는 가계통신비를 줄이자는 것인데 이렇게 요금제 기준선을 높게 잡으면 아무 실익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 의원은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입김에 휘둘리는 바람에 이통사와 제조사의 보조금 분리공시제도도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24일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보조금 분리공시제도를 통과시킬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최원식 의원도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은 어떻게 정보를 골고루 평등하게 나누는지가 문제"라며 "부당한 이용자 차별, 고가 요금제 연계를 통한 통신 과소비 조장, 빈번한 단말기 교체에 따른 자원 낭비 심화, 단말기 구매부담 증가 등의 문제점이 누적됐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단통법이 제정된 만큼 고시안이 용두사미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용자에게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의원은 단말기 요금이 원가 이상으로 과대하게 책정된 문제와 시장 상황이 지나치게 불법과 편법이 판치고 있다며 이 두 가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 통신시장은 '호갱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혼탁하다"며 "업체가 지나친 부담을 이용자에게 떠넘기는 비정상적 상황을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통법의 실효성을 살릴 수 있도록 고시안을 만들어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류제명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우리나라 단말기 유통구조의 현황 및 문제점을 지적하며 단말기 유통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과장은 특히 "보조금 또는 요금할인 선택제가 도입돼 보조금을 받지 않는 소비자는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급제 및 중저가 단말기 사용이 활성화돼 단말기 교체주기가 늘어나고 단말기 비용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희정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은 "유통 종사자들이 내방 이용자에게 '단말기 유통법이 이용자 가계통신비 절감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할 수 있는 근거와 설득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용구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이사는 "궁극적인 통신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민영통신사에 대응하는 국민통신사 설립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현배 아주대 겸임교수는 통신사 마케팅 비용의 상승은 고가 단말기 보급을 위한 보조금 증가가 주된 원인이라며 단말기제조사의 혁신을 통한 ‘아마존캔들’, ‘카톡단말’ 등 새 단말기 출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독과점 상태인 이동통신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를 다짐했고, 하창직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사무국장은 단통법 관련 제출서류의 간소화와 일정한 계도기간 부여 등를 각각 주문했다.
한편 야권 추천 김재홍 방통위 상임위원은 "보조금 규모를 투명하게 알리는 분리공시를 통해 이용자들이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며 "방통위는 합의안을 만들어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했으며 24일에 열리는 규개위 회의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