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칼럼] 중국 시장 진출...'공장'이 아닌 '판매법인' 세워야
2014-09-24 06:00
중국연달그룹 조평규 부회장
글로벌 경제환경은 가속도를 더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9월10일 하계 다보스 포럼이 중국 톈진에서 열렸다. 국가원수는 물론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2000명의 인사들이 참가했다. 올해 포럼은 '혁신을 통한 가치 창조'(Creating Value through Innovation)를 주제로 금융, 과학기술, 에너지, 예술, 소비, 의료, 창조경제 등 분야별 분과회의가 진행됐다.
중국 국가발개위(國家發改委)의 한 인사는 "중국은 세계경제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균형 있는 성장을 추진하길 희망하며, 국가간 경제 정책적 협조를 강화해 전 지구적 영역에서의 중대한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자"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제 세계 경제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흐름을 제시하는 나라로 부상해 버렸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대부분의 인사들의 관심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있다. 중국시장의 매력은 규모와 소득이 뒷받침되는 구매력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보아도 중국만한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정부의 내수진작 정책혜택을 우리기업들이 보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중국을 제조원가를 절감하는 제조기지로 볼 것이 아니라, 중국시장을 우리의 내수시장으로 편입하는 것이다. 즉, 중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 아니라, 판매법인을 설립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기업들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무역을 통하여 생존해 왔다. 우리는 고객의 니드(Need)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에 맞추는데 탁월한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능력을 우리는 중국에서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수많은 우리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노력했지만, 실질적으로 한 두 품목을 제외하고는 중국인들의 실생활 상품목록에 보이지 않는다. 많이 회자된 이야기 중에 “중국에 가서 껌 한 통만 팔아도 13억이고 떼돈을 벌 수 있다” 고 하던 그 껌에 해당되는 한국산 품목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중국이라는 시장 규모가 주는 혜택을 우리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직까지 왜 성과가 없을까?
둘째, 내수시장 마케팅 전문가 부족문제다. 중국시장의 변화는 무쌍하여 한국사람이 10년~20년 중국에서 살아도 제대로 알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잘 모르면 현지인을 고용하여 대우도 특급으로 해주고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측면이 아주 약하다. 한마디로 사람을 키우지도 않고 활용하지도 않는다. 인적자원의 현지화와 교육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 중국은 꽌시(關系)의 나라다. 한국도 마찬가지 이지만 인맥이 중국에서의 기업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꽌시가 약하면 훌륭한 꽌시를 가진 사람을 고용하여 대우해주고 활용하면 되는데, 그러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꽌시를 이용만 하고, 대가를 지불하는데 너무 인색하다. 많은 사람들은 꽌시를 중국의 문화로 인식하지 못하고, 뇌물이나 불법 같은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한다.
중국에 판매법인을 설립하여 경영한다는 것은 또 다른 모험이며 도전이다. 그러나, 서방의 기업과 비교해보면 지리적인 우위, 문화적 거리감, 물류비 절감, 한류의 활용 가능성 등 우리가 유리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한중 FTA는 멀지 않은 장래에 체결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판매법인의 설립은 우리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