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 중국인의 한국부동산 투자를 바라보는 시선

2014-09-02 16:46
중국연달그룹 조평규 부회장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새로 들어선 최경환 부총리 경제팀은 연일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 시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정책의 실시로 부동산이 되살아 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아파트 가격이 워낙 많이 빠져 체감 부동산 경기는 아직 싸늘하다. 혹심한 부동산 침체기를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불안감 또한 여전하다. 심하게는 부동산으로 돈을 벌던 시기는 끝났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최근에는 중국인이 한국부동산을 구입하는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다. 우리에게 득(得)일까? 실(失)일까?

최근 제주도가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넓은 들판과 누런 황토 고원에 익숙한 그들에게 확실히 천혜의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제주는 신비함 자체이다. 제주의 맑은 공기와 한라산의 아름다움은 세계자연 유산으로 뽑힐 정도의 가치 있는 섬이다.

제주도 부동산을 구입하는 중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에도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다. 돈일 될 만한 곳에 돈이 몰리고 투자가 일어나는 것은 시장경제체제에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국인들이 땅을 사는 목적은 당장 상업적으로 개발하려는 것이다. 땅을 보유하여 묵혀 두려는 것이 아니라, 개발에 참여하려는 목적이다. 부동산을 개발하면 당장 건설과 관련된 경기가 살아난다. 특히, 중국인들이 개발하면 대개 중국인들에게 소매 형태로 팔거나,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당연히 우리에게 일자리가 생겨나서 우리 경제에 플러스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인터넷으로 제주도를 검색해 보면, 수많은 네티즌들이 중국인들의 제주도 부동산을 구입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젊은 층으로 보이는 이들의 반대는 이해하기 힘들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우리 현실에 외자의 유입은 일자리가 생겨나는 효과가 강하다. 청년들은 반대 할 것이 아니라 환영할 일이다.

중국인들의 토지 구입을 반대하는 것이 애국하는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국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인터넷에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온갖 욕설로 도배하다시피 하는 것은 인격 파탄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땅을 사는 행위는 단기적인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생각으로 사업을 구상하기 때문이다. 핫머니(Hot Money)로 들어와서 한탕하고 먹튀 형태로 빠지는 외국의 부도덕한 투기성 투자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최근 새로 뽑힌 지사도 중국인의 부동산 취득과 개발에 대해 엄격한 법 적용을 하고 있다. 시장경제 체제인 나라에서 쇄국적인 사고로는 발전과 미래를 기대 할 수 없다. 특히, 우리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무역을 통해 국부를 축적했고, 그것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아닌가? 만약,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외국인 부동산 구입에 대해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한다면, 아마 중국인 투자자들은 투자처로 제주도보다 기후와 풍광이 더 미려한 통영과 같은 한려수도를 선택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에 투자한 우리기업의 공식적인 숫자만 해도 2만이 넘는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기업이 취득한 부동산은 제주도를 몇 개를 합한 면적보다 넓다. 한국기업이 중국 땅을 많이 샀다고 중국인들이 국수적인 시각으로 한국을 비판하는 것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중국의 토지제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중국의 토지는 토지사용권만 사는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수교한지 22년이 지났건만 정말 중국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정식으로 출양금을 내고 구입한 토지는 한국에서 토지를 산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의 권리가 있다. 당연히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고 은행에 담보를 잡히고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중국의 상하이나 베이징 대도시를 가보라.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다. 대개는 출양금을 내고 토지를 구입해서 지은 건물들이다.

땅은 구입했다고 해서 자기나라로 가지고 갈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땅을 가지고 무슨 장난을 치기도 어렵다. 땅의 용도와 활용은 전적으로 우리의 법에 의해 제한을 받는다. 한국 법을 위반하면 법대로 처리하면 그만이다. 외국인이 땅을 구입했다고 해서 무엇이 문제인가?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외자유치는 정부의 최대관심사이다. 외자유치는 고용을 늘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복지, 의료, 교육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재원 확보에는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기술의 이전, 일자리 창출, 무역량의 증가, 세수의 증가. 인적 교류의 활발 등 장점이 한 둘이 아니다. 대통령이나 지방자치 단체장의 가장 주요한 업무는 투자를 유치하는 일이다. 미국의 경우 투자를 하는 기업에게는, 토지를 무상으로 주거나 도로, 교량, 세금감면, 교육기관을 설립해 주는 등 각종 우대정책을 편다.

중국은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다. 유사이래 요즘처럼 한중이 대등한 전략적 동반자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돈 많은 나라인 중국이 한국에 투자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이웃나라 조차도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면, 멀리 떨어진 나라가 투자할 리 만무하다. 오히려 중국기업의 한국투자를 장려하는 투자우대 정책을 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머지 않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은 6백 만명,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4백 만명이 될 전망이다. 우리의 4백 만명은 고정되는 반면, 중국인들은 2~3년 내에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의 호텔, 식당, 쇼핑, 위락시설은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각종 규제에 묶여 넘쳐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전부 수용하지 못한다. 양질의 관광객들을 다른 나라에 뺏길 가능성이 많다. 당장 중국인 투자를 유치하여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맡도록 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장려할 일이다.

중국이 단기간에 경제대국인 G2로 부상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은 개방정책을 강하게 시행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로컬기업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토지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세제우대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중국의 민영기업이 경쟁력 확보한 것도 전세계에서 몰려온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해 살아 남았기 때문이다. 기업은 경쟁을 통해서만이 성장하고 생존 할 수 있다. 중국기업이 한국의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하는 행위는,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반대할 일이 아니다. (pkcho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