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LNG선의 산실
2014-09-22 16:01
아주경제 (옥포)김지나 기자= 22일 경상남도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
부산 김해공항에서 1시간여 동안 차를 타고 달려와 거가대교를 지나자 초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은빛 바다 위에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는 배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조선소의 상징으로 불리는 골리앗 크레인과 일반 크레인이 뒤섞여 부지런히 제 할일을 하고 있는 모습,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공장 사이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이동하는 대우조선해양 직원의 모습, 수변 위에 둥둥 떠 있는 선박들.
옥포조선소 주변 도로에서도 바쁘게 돌아가는 조선소 안 모습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거제도 바다를 바라보며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야드의 크기만 여의도 땅의 1.5배인 약 500만 제곱미터(㎡)에 달해 야드 끝에서 끝까지 걸으면 1시간 반 가량이 걸린다.
옥포조선소는 한국 조선 산업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현장이다.
1970년대 조선 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지정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가 출범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야드 안은 하나의 소도시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병원 및 소방서, 셔틀버스 등이 갖춰져 있고, 대우조선해양 및 협력사 직원 4만여 명이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옥포조선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고부가가치 상선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다.
23일 그리스인 선주에게 인도될 예정인 LNG선에 올라서자 직원들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 LNG선은 길이 294미터(m), 폭 44m, 높이 26m로 축구장 3개를 더한 크기다. 배 한척을 만드는 데 투입된 인력은 하루 평균 200여 명이다.
지난 2월 10일 육상에서 건조된 선박을 물 위에 띄우는 진수를 마쳤고, 그로부터 7개월 만에 배가 완성돼 선박 주인에게 인도되는 것이다.
선박에 올라서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진 파이프라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습이었다.
LNG선의 핵심 기술은 LNG를 액체 상태로 보관하는 저장 탱크다.
육상터미널에서 액화시킨 LNG는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LNG선 저장 창고로 보내진다.
LNG가 기화되지 않고 액체 상태로 보관되기 위해선 탱크 안 온도가 마이너스 163도로 유지돼야 하는 데, 이 때 LNG선이 고부가가치 선박이라 일컬어질 만한 핵심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홍기성 대우조선해양 상선CM1 부장은 "LNG를 마이너스 163도 저장탱크에 액체로 보관할 경우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 더 많은 양의 LNG를 운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액화된 LPG를 운반할 때 배가 출렁거리면 가스가 발생한다"며 "이 증발 가스를 모아 엔진으로 돌려 다시 쓸 수 있도록 배가 설계돼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LNG선 생산에 있어 가장 큰 강점으로 타사 대비 빠른 납기를 뽑았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00여 척이 넘는 LNG선을 수주해 생산할 수 있었던 이유도 높은 기술력으로 선주들이 만족할만한 빠른 납기를 채우며 고객들에게 신뢰를 쌓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조용관 대우조선해양 LNGC 전문위원은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멤브레인 타입 탱크 공사를 할 때 평균 약 7개월이 걸린다"며 "타사 대비 짧은 기한으로 선주들에게 납기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