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패척결' 사정바람에 '꽌시 문화'도 타격...EMBA 자퇴 줄 이어
2014-09-17 11:21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당국이 '부정부패 척결' 역량을 강화하면서 오랜 기간 중국 사회를 지배해왔던 '꽌시(關系·인적네트워크)' 문화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최근 당국의 금지령에 따라 유명대학의 EMBA(Executive MBA· 최고경영자 과정) 등을 이수하던 주요 공직자와 국유기업 간부들의 자퇴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
중앙조직부가 지난 7월 31일 하루 평균 23만원 이상의 교육비가 소요되는 재직 중 학위과정, 해외연수를 전면금지한다는 금지령을 하달하면서 꽌시 형성의 장으로 악용되던 EMBA 과정을 중도포기하는 고위 간부가 늘고 있다고 중국 관영언론 신화왕(新華網)이 16일 보도했다.
사실 중국에서는 '꽌시가 있으면 안되는 것도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꽌시 형성이 성공의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돼왔다.그러나 이번에 중국 당국이 그 뿌리를 근본부터 걷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주목된다.
아울러 EMBA 등 코스는 일년 평균 등록금이 50만 위안(약 1억원)으로 일반인들에게 '배움의 장'이 아닌 '사치의 장'으로 인식돼왔다. 심지어 고위 공직자들 상당수가 등록금을 공금 유용이나 기업의 대납등으로 충당해 오면서 당국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잡지 포브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 경영대학원 EMBA 과정 중 정부 공직자의 비중은 평균 8.3%이며 청쿵경영대학원이 1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당국의 이번 EMBA 등 금지령에 대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당국의 '부정부패 척결'의 연장선으로 마땅히 필요한 조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각 분야 리더들의 배움의 길을 차단할 필요가 있냐는 항간의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정치계와 재계는 명확하고 확실한 선이 필요한 분야라고 밝혔다"면서 "이번 금지령은 꽌시 형성, 즉 오랜기간 중국사회에 성행해왔던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낼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