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가계소득에 도움 안 된다

2014-09-15 07:47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할 경우 가계의 이자소득이 이자비용보다 더 많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가계의 실소득이 늘어나는 데 별다른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15일 한국은행이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분 만큼 시장금리와 예대금리가 하락하면 가계가 대출이자 등을 갚느라 지출하는 이자비용은 연간 2조80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가계의 예·적금 이자소득 감소액은 연간 4조4000억원으로, 이자비용 감소분의 1.6배에 달했다. 소득 분위별로 따져봐도 모든 가구에서 이자지출보다 이자소득 감소액이 더 큰 것으로 추정됐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을 때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이자소득은 연간 2조1000억원 줄어 이자지출 감소분(1조2000억원)보다 9000억원 많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경우 연간 이자소득이 2000억원, 이자지출은 1000억원 감소했다. 이자소득에서 이자지출을 뺀 이자수지는 2분위(-1000억원), 3분위(-2000억원), 4분위(-3000억원)에서도 모두 나빠졌다.

한편,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 문제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한 문우식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내리면 이자비용 감소로 인한 소비 증가보다는 이자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감소 효과가 더 클수 있다"며 "금리 인하는 오히려 기업의 이익을 증가시키고 가계 소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