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요우커…소통 안돼…재방문율 '바닥'

2014-09-11 08:10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우리나라를 찾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 국적 방문객 1217만여명 중 3분의 1은 요우커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에 따르면 방한 요우커의 규모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그 반면 이들의 관광 만족도와 재방문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인 관광객 비중 50% 웃돌아

방한 외래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방한한 외국인 135만 4753명중 중국인 수는 69만20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방한 외국인의 51.1%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만9787명에 견줘도 21.5% 성장했다.

월간 기준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올해 7월이 처음이다.

관광공사는 한중항공협정 이후 교통망이 확대된 것과 중국인들이 쇼핑 음식 등 한국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 등을 증가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336만1654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45.8% 늘어난 것이다.

◆한국 관광 만족도는 최하위…가장 불편한 점은 ‘소통’

방한 요우커 규모가 일본인 관광객을 추월하고 연 60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그 이면엔 어두운 구석도 있다.

‘2013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요우커의 한국 관광 만족도는 최하위 수준이다.

거주국별 한국 여행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평가(5점 만점 기준)에서 요우커는 4.11점을 기록했다. 주요 조사 대상 16개 지역 중 14위 수준이다.

향후 3년내 관광 목적의 재방문 의향 조사에서는 3.95점으로 나와 14위를 차지했다.

요우커들이 여행 중 가장 불편하다고 여긴 것은 다름아닌 ‘의사소통’ 문제다. 특히 가이드 없이 여행하는 개별관광객의 경우 언어 문제가 여행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휴가를 내고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A씨는 “지도를 들고 있어도 목적지까지 어떻게 가야할지 몰라 택시를 탄 적이 있는데 택시 기사가 영어도, 중국어도 못해 의사소통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3년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41.8%가 언어 소통에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다. 안내 표지판 부족(9.9%)과 관광정보 얻기 어려움(1.9%) 등 언어 불통으로 인한 불편도 느꼈다는 답변이 나왔다.

◆관광 인프라 구축 등 상품의 질 끌어올려 요우커 재방문율 높여야

중국인 관광객을 사로잡기 위해선 현장에 중국어 회화 가능자를 채용하거나 관광업계 및 유통 현장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중국어 쇼핑안내 방송 운영, 관광명소별 중국어 안내판 설치, 쇼핑정보 안내책자 제공 등의 전략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관련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중장기적 관점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요우커들에게는 기존 쇼핑 중심의 단편적인 관광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관광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다.

쇼핑을 많이 하는 요우커의 성향에 맞춰 쇼핑의 수준과 격을 한 단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일 때다.

◆정부 및 지자체, 관광 만족도 제고에 주력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한국 관광 만족도 제고를 위해 패키지 관광 상품의 전반적인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관광객의 호응이 높은 상품을 선정해 홍보 판촉 등을 지원함으로써 양질의 상품 개발을 유도하는 우수 관광 상품 인증제가 대표적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181개 중국 전담 여행사를 대상으로 올 연말까지 ‘중국 관광객을 위한 방한 우수 여행 상품 공모전’을 진행한다.

이 공모전은 중국 관광객 대상 고품격 여행 브랜드를 개발하고 한국 관광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우수 여행 상품으로 선정되면 각종 행정 지원과 함께 중국 전담 여행사 갱신제 평가시 가점 부여, 중국 현지 홍보 판촉 경비 지원 등을 받게 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내 지사를 통해 한국 관광 상품의 다양화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중국 시안 지사의 ‘수부려아(秀膚麗雅, Supe-rior) 한국유(韓國遊) for Lady’, 칭다오 지사의 ‘중국 우량 기업 CEO 초청 삼성 국제 리더십 아카데미 연수 프로그램’, 광저우 지사의 ‘제주 마라톤 대회 참가 상품’, 선양 지사의 ‘여인천하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관광공사는 지역별로 현지 특성을 살려 고부가가치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데 지속적으로 힘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