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예·적금 수신 꺼리는 저축은행…왜?

2014-09-21 14:39
대출 수요↓…예·적금 고금리 지급 '부담'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 인하로 비교적 고금리인 저축은행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대다수 저축은행들은 수신 영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출 수요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수신만 늘렸다간 저축은행이 예·적금 가입 고객들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만 늘어나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21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참저축은행과 동원제일·OK·유니온저축은행 등은 최근 특판 예·적금 상품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OK저축은행이 출범을 기념해 지난 7월 선보인 '오픈 특판 OK 정기예금'의 경우 3일 만에 한도 500억원을 조기에 소진했다.

참저축은행의 경우 당기순이익 100억원 초과 달성을 기념해 100억원 한도의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으며 동원제일저축은행도 연 3.04% 금리의 특판 상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기타 저축은행들의 경우 특판 상품은커녕 예·적금 상품 영업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업계 전반에 걸쳐 대출 수요가 줄어든 어려운 상황에서 수신을 늘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는 대출 영업과 연관성이 깊다"며 "대출 수요도 풍부하고 그에 따른 영업도 원활할 경우 추가 자금 조달 차원에서 예·적금에 특별 우대금리까지 제공하며 수신을 늘리려고 하지만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대출해줄 곳은 없는데 신규 예·적금 유치로 고객들에게 고금리를 제공할 경우 고스란히 비용으로 처리된다. 신규 예·적금 유치를 통해 얻은 자금을 굴릴 곳이 없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예금 상품의 금리가 1%대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지인들을 통해 상품 추천 문의를 받아도 적극 권하지 않는 모습이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규 예·적금 가입을 위해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지인들이 추천상품을 문의해오면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신규 영업 채널을 개설하는 등 대출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친애저축은행은 이달 중 인터넷 또는 전화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출 신청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 지역별 관계형 금융을 기반으로 한 여신은 규모가 작지만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며 "저축은행마다 여신 포트폴리오 다양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