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 감소…OECD 2배 속도

2014-09-04 09:06
법인소득 비중 증가는 4배…가계·기업 격차 심화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 감소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2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법인소득 비중의 증가 속도는 OECD 국가의 4배에 달해 한국의 가계와 기업 소득 격차 심화 정도가 다른 국가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4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의 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1995년 70.6%에서 2012년 62.3%로 8.3%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OECD 국가의 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 평균은 71.9%에서 67.7%로 4.2%포인트 하락해 한국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OECD 수치는 1995년부터 2012년까지 모든 자료가 있는 20개 국가의 평균이다.

한국의 1995년 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OECD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12년에는 OECD보다 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이 비중은 캐나다를 제외한 주요 7개국(G7)의 66.6∼77.5%보다 훨씬 낮다.

G7 국가들도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영국만 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이 1.0%포인트 상승했을 뿐 나머지 나라는 1.2∼8.9% 내렸다.

한국의 GNI 대비 법인소득 비중은 1995년 16.6%에서 2012년 23.3%로 6.7%포인트 높아졌다.

이 기간 중 OECD 국가의 GNI 대비 법인소득 비중 평균은 16.6%에서 18.2%에서 1.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국의 법인소득 비중 상승폭이 OECD 평균의 4배 이상이다.

2012년 기준으로 한국의 GNI 대비 법인소득 비중은 G7 국가 중 일본(23.7%)을 제외한 다른 국가(11.9∼16.3%)보다 훨씬 높았다.

또 1995∼2012년 한국의 가계소득 증가율(6.2%) 대비 법인소득 증가율(9.1%)은 1.5배로 OECD 국가의 1.2배보다 높은 편이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민총소득에서 가계 비중이 내리고 기업 비중이 올라가는 현상은 OECD 국가 공통적이지만 한국의 속도는 OECD 평균보다 매우 빠르다”고 평가했다.

예산정책처는 “자영업자의 소득 증가 둔화, 가계와 기업 간 순이자소득 격차 확대 등으로 한국이 OECD 국가에 비해 가계·기업 간 소득격차가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가계의 순이자소득은 2012년 4조3000억원으로 9년전인 전인 2003년(17조4000억원)에 비해 13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비해 기업의 순이자소득은 -20조3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개선됐다.

정부는 기업소득이 가계로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 3대 패키지’가 담긴 세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