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엔터생각] 비지상파 예능은 지금 시즌제 노래 대결 중

2014-08-26 10:31

[사진제공=Mnet, JTBC]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서 소위 '잘 나간다'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치열한 시즌제 노래 경연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추어 가수와 일반인, 가수 지망생 할 것 없이 '노래'라는 매개체로 울고 웃는다.

케이블 채널 Mnet '쇼미더머니3'는 힙합이라는 장르를 친숙하게 만들었다. 도끼, 더 콰이엇, 스윙스, 산이(San E), 타블로, 마스타 우, 양동근 등 실력있는 뮤지션부터 요즘 가장 '핫'한 래퍼들이 총출동했다. 시즌1~2를 거치면서 언더래퍼들과 일반인 출연자의 지원이 이어졌다. '쇼미더머니'가 래퍼들에게는 놀이터를, 시청자에게는 귀가 즐거운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이다.

참가자 논란, 악마의 편집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쇼미더머니'에서는 여전히 힙합으로 하나 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힙합이 흘러나오면 도전자와 함께하는 관객은 물론 시청자의 어깨까지 들썩이게 하는 힘이 있으니 말이다.

이와 함께 Mnet은 지난 22일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인 '슈퍼스타K'의 시즌6를 알렸다. 지난 2009년 시즌1을 시작한 '슈퍼스타K'는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시즌2, 3은 평균 1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시즌4에서는 208만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시즌5에서 우승자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을 만큼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시즌6를 통해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슈퍼스터K6'는 참가자 개개인에 대한 사연이나 개성보다 노래 자체에 집중했다. 다양한 인재를 찾아내기 위해 역대 최다 도시 오디션 개최 및 참가 방법의 다양화 등 적극적 노력을 펼쳤다.

그리고 제작진의 노력은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임도혁, 곽진언 등 사전에 공개된 참가자를 비롯해 트윈즈와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인 흑인보컬 그렉과 판소리 하는 중학생 이준희,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 이예지 등은 시청자에게 노래로 진심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사연의 빈 자리는 노래로 채워졌고 여러 색깔의 참가자들은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았다.

'히든싱어'는 더욱 강력하게 돌아왔다. 23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3' 이선희 편에서는 이선희와 모창 능력자 5인의 무대가 펼쳐졌다. '가요계 여제' 이선희는 작은 몸집에서 나오는 거대한 울림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30년 동안 이선희와 함께한 팬들은 이선희를 닮아있었고 이선희는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로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1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를 초월해 음악으로 하나 된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온다. '쇼미더머니'와 '슈퍼스타K'가 젊은 층에게 큰 사랑을 받는 것에 비해 '히든싱어'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힘을 가졌다.

한 프로그램이 수차례 시즌제로 방송된다는 것은 포맷에 대한 시청자의 믿음을 의미한다. 신규 예능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만큼 제작진은 기본적 틀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심사위원이나 출연진의 변화, MC의 신규 투입 및 교체로는 시즌제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제작진이 만들어낸 편집이나 참가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아니라 당연히 노래다.

시청자의 니즈(needs)를 짚어낸 '슈퍼스타K6'는 5.7%(케이블 가입가구 전국 기준), '히든싱어3'는 7.181%(전국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지상파와 비교해 결코 낮지 않은 시청률을 보였다. 단순한 노래 대결을 뛰어넘는 '듣는 방송', '이야기 있는 음악'이 시청자의 부름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