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전공의 미숙으로 9살 여아 사망…진상 규명해야”
2014-08-21 12:16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환자단체가 21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 전공의들의 진료 미숙으로 9살 여아가 사망했다며 병원 측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또 정부에 미숙련 의료행위로 인한 환자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고(故) 전예강 양 유가족은 이날 오전 서울 신촌동 연세암병원에서 예강 양 사고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회와 유가족에 따르면 서울 서신초등학교 3학년인 전예강(9) 양은 사흘 동안 계속해서 코피가 나 동네 내과·이비인후과, 집 근처 종합병원을 거쳐 지난 1월 23일 오전 9시 50분쯤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오후 2시부터 응급실 전공의 1년차 2명이 번갈아가며 요추천자(척추에 바늘을 집어넣어 척수액을 뽑아내는 시술)를 5회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 사이 예강이는 저혈량성 쇼크로 숨을 거뒀다.
유가족은 병원 측에 자세한 설명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병원은 ‘의료진은 최선을 다해 치료했고 잘못한 것이 없으며 더 알고 싶으면 법대로 하라’고만 답했다.
유가족과 환자단체연합회는 “세브란스병원은 응급실에서 요추천자 시술을 받다 갑자기 사망한 예강이가 왜 죽었는지 그 진상을 규명하고 만일 의료 과실이 있다면 예강이 가족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턴·레지던트 등의 전공의가 아닌 잘 수련된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도 요구했다.
이들은 “대학병원의 상당수 의료서비스는 전문의가 아닌 수련 중인 전공의가 제공해 거듭되는 시술·검사 실패로 환자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환자가 숙련된 의료인으로 교체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