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관객 끈 '명량' 금융권서도 돌풍

2014-08-20 16:57
은행 '문화콘텐츠 지원' 짭짤·이순신 리더십 배우기 열풍도

[사진=영화 '명량' 포스터]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1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명량'덕에 은행권도 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명량에 투자했거나 관련 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은 수익을 챙겼고, 명량의 주인공 이순신 리더십은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의 '교과서'가 됐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CJ E&M문화콘텐츠펀드를 통해 17억5000만원, 기업은행은 IBK금융그룹상생협력펀드를 통해 5억원을 '명량'에 투자했다. 두 은행은 이미 개봉 7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60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투자원금을 회수했다. 현재 1500만 관객을 돌파했으니 80%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영화 크레딧에 두 은행명이 노출되면서 브랜드 홍보 효과도 컸다.

두 은행의 공통점은 영화나 드라마 제작을 협찬하는 형식으로 지원했던 과거 방식과 달리 직접 투자를 하거나 펀드를 조성해 간접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에서는 벤처금융부가 이 일을 전담하는데 6월 말 현재 직접투자에 167억원, 간접투자에 245억원을 댔다. 산업은행은 하반기에도 영화, 뮤지컬, 연극 등 관련 펀드 2곳에 6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역시 문화콘텐츠 분야에 2016년까지 약 7500억원 규모의 대출과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문화콘텐츠 투자를 전담하는 ‘문화콘텐츠금융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명량'관련 상품을 내놓은 은행에서는 '완판' 행렬이 잇따랐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1000억원 한도로 '우리나라사랑 명량 정기예금'을 다시 내놓았다. 지난달 29일 이 상품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모두 팔렸기 때문이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영업점 문을 연 지 5시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추첨을 통해 ‘명량’ 관람권을 주고 금리도 연 2.7%를 주는 상품이다.

하나은행의  ‘무비 정기예금 명량’도 판매 한도인 300억원이 모두 소진됐다.  '명량' 관객이 700만명을 넘으면 연 2.7% 금리를 주기로 약속한 상품이다. 관객 수가 1500만명을 넘어 이 상품 가입자들은 최고 금리를 챙길 수 있게 됐다.

금융권 CEO 사이에서는 '이순신 리더십' 배우기도 한창이다. 이달 초 계열사 임원과 함께 명량을 본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생즉필사 사즉필생'의 정신으로 민영화 완수 의지를 다졌다. 앞서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하반기 임원·본부장 워크숍에서 충무공 이순신 리더십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순신은 카드사 CEO사이에서도 인기다. 서준희 BC카드 사장은 임직원들과 위기관리 리더십을 배우자는 취지로 '명량'을 단체 관람했고,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 역시 임원·부점장과 '명량'을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