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석촌지하차도 싱크홀은 지하철 9호선 터널공사 때문"

2014-08-14 10:59

▲석촌지하차도 동공 발생 현황.
서울시가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앞에서 발생한 싱크홀(지반침하)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한 터널 공사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14일 밝혔다. [사진 제공=서울시]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서울시가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앞에서 발생한 싱크홀(지반침하)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한 터널 공사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4일 오전 10시 사고지역 인근 현장사무실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폭 2.5m, 깊이 5m, 연장 8m의 싱크홀에 대한 전문가 조사단의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전날 석촌지하차도 중심부에서도 폭 5∼8m, 깊이 4∼5m, 연장 70m 크기의 싱크홀을 추가로 발견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단은 "지금까지 조사로는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해 석촌지하차도 하부를 통과하는 쉴드(Shield) 터널 공사가 싱크홀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쉴드 공법은 터널 굴착 방법의 하나로 원통형 쉴드(강재)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고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조사단은 지반침하가 발생한 구간은 지하수에 취약한 충적층(모래·자갈)이 두껍게 자리한 구간으로, 지하수 수위의 변동에 따라 침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지하철의 시공관리 미흡으로 추정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지하철 시공사가 서울시 동부도로사업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공사가 터널 굴착 전 지하수 과다유입 시 붕락 위험이 있고 갱내 공사 시 터널을 뚫는 곳의 상층부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하수가 과다유입되면 막장(갱도의 막다른 곳)이 불안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외부 전문가 자문을 받아 지반 보강 공법을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 석촌지하차도 구간은 지하수에 취약한 모래와 자갈 등이 두껍게 자리해 수위 저감 시 내려앉거나 꺼지는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높은 지역이라며 정밀한 추가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싱크홀이 석촌호수의 수위 변동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호수와 현장과의 거리 등을 감안할 때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관련 여부는 계속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달 말까지 현장 주변 건물에 계측기를 설치해 균열, 경사도, 침하상태를 측정하고 기준을 벗어난 건축물이 발생하면 쉴드 터널 공사를 즉각 중단할 계획이다.

쉴드 공사가 예정됐던 구간은 지반을 보강하고 나서 굴진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터널 공법을 변경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