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 이주열, 기준금리 0.25%p 전격 인하…'경기부양' 멍석 통했다
2014-08-14 10:36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기준금리가 15개월 만에 전격 인하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25%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한 차례 내려간 이후 15개월 만에 조정됐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1개월을 빼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였다.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는 무르익은 데다 국내 연구소, 증권사 등도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여기에 금리인하 시그널도 포착됐다. 지난달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수준인 3.8%로 하향조정한 뒤 "성장과 물가의 '하방리스크'가 크다"며 수차례 언급했다.
지난달 말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 역시 금리인하 시그널이 됐다. 정해방 위원이 금리 인하에 표를 던지면서 만장일치였던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깨진 것이다. 그러나 정 위원 외에도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이 저물가와 내수 회복세 둔화를 우려했다.
지표만 보면 경기가 둔화하는 양상이어서 금리 인하의 요인이 됐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0.6% 성장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2분기 소비도 5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고, 상반기와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각각 1.4%, 1.6%로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 범위(2.5~3%)를 하회했다.
정부의 은근한 압박도 인하 요인이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기준금리는 금통위의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정부와 한은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재부가 내놓은 '최근 경기동향(그린북)' 등에서도 경기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6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의 부진으로 2개월 연속 감소했고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7% 늘었지만 일평균 수출은 19억4000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3억4000만 달러 줄었다. 고용시장은 넉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한은은 기준금리 조정으로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에 공조키로 결정한 것이다.
한편,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올해 성장률이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와 함께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내놓은 41조원 규모 경기부양책이 0.1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이 0.05%포인트씩 각각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