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샤오미 돌풍’,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폐쇄성 심화되나

2014-08-12 14:12

[샤오미 홈페이지 화면 캡쳐 ]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중국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가 2분기 자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며 ‘대륙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자체 앱 마켓 구축과 OS 개발 등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샤오미 돌풍이 거세짐에 따라 로컬 마켓과 현지 퍼블리셔를 중심으로 구축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폐쇄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샤오미가 자체 OS를 확보할 경우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상당한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래픽=김효곤기자 hyogoncap@]


◆삼성잡은 샤오미, 화려한 글로벌 도약

시장조사기관인 캐널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499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13.82%의 점유율을 기록, 1322만대의 삼성전자(12.18%)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 1분기 18.3%의 점유율을 보였던 삼성전자는 불과 3개월만에 5% 이상 하락하며 레노버(12%)와 위룽(11.7%), 화웨이(10.93%)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의 자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65%에 달한다.

샤오미의 약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5.1%를 기록하며 5위로 뛰어올랐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점유율은 전년 대비 7.4% 하락한 25.2%다.

샤오미의 경쟁력으로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제일 먼저 거론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콘텐츠 서비스와 소프트웨어에 주목한다.

실제로 샤오미는 중국에서 유행하는 앱을 탑재한 상태로 판매되고 있으면 전용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앱들이 빠르게 업데이트 된다. 안드로이드 OS를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한 운영체계인 MIUI(미유아이) 역시 1~2주일 단위로 업그레이드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샤오미가 자체 OS 확보를 위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샤오미 뿐 아니라 레노버,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은 자체 안드로이드 OS 구축에 있어, 구글이 제공하는 다양한 플랫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오픈소스에 입각한 ‘OS 독립’ 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퍼블리셔 의존도 심화, 모바일게임 수출 ‘빨간불’

이처럼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자체 OS 확보 움직임 거세지면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폐쇄성도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철저하게 현지 퍼블리셔와 로컬 마켓을 중심으로 구성된 상태다. 특히 현재 중국에서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서비스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수백개에 달하는 로컬 마켓과 연결되는 중국내 퍼블리셔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모바일게임사들의 경우 텐센트나 알리바바 등 중국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과의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지화와 마케팅 뿐 아니라 서비스와 운영 등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 퍼블리셔에 기대야 하기 때문에 수익 분배율 역시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자체 OS 확보에 성공할 경우 현지 기업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중국 기업만의 독특한 프로세스를 구현할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퍼블리셔와의 또 다른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독점하고 있는 iOS 시장에서 목격되는 페쇄성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 등이 디바이스에서 OS, 그리고 자체 앱 마켓까지 연결되는 단일 프로세스를 확보한다면 국내 모바일게임사 입장에서는 제조사와 퍼블리셔, 그리고 마켓 사업자의 눈치를 모두 봐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게임)콘텐츠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