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 심화에 지방 도시공사 경영난 가중

2014-08-11 16:21
도시개발공사 부채 43.2조… 개발사업 지연 영향

[자료=지방공기업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지속되는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에 각 지역 도시개발 등을 담당하는 지방 도시공사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들 도시공사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개발사업이 무산되거나 택지개발지구 내 용지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자금 흐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지방공기업경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5개의 도시개발공사 중 제주개발공사를 제외한 14개 모두가 자본 대비 부채의 비율인 부채비율이 100%를 넘었다.

이중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비율이 354.10%로 가장 높았다. 경기도시공사(318.30%)·SH공사(301.70%)·인천도시공사(304.70%)도 300% 이상이었다.

이어 울산도시공사(285.80%)·전북개발공사(277.40%)·충북개발공사(252.00%)·부산도시공사(226.60%)·광주도시공사(219.70%)·경남개발공사(164.40%)·경북개발공사(158.10%)·전남개발공사(135.90%)·대구도시공사(122.70%)·대전도시공사(101.80%)·제주개발공사(44.70%) 순이다.

기타공사 중에서도 일부 도시공사는 부채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용인도시공사의 경우 부채비율이 무려 448.10%에 달한다. 하남도시공사가 426.00%로 역시 400%를 웃돈다. 안산도시공사(357.70%)·화성도시공사(346.20%)·김포도시공사(293.90%)·남양주도시공사(207.80%) 등도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다.

도시개발공사의 지난해 부채는 43조2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09년(35조원)보다 8조2000억원이 늘었다. 전체 지방 공사·공단 부채인 52조2000억원의 82% 수준이다. 기타공사의 부채는 2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원이 증가했다. 이중 하남·김포·용인·태백·화성·평택 5곳의 부채가 전체 80%를 차지했다. 대부분 공기업의 부채가 도시개발공사와 연관이 있는 셈이다.

적지 않은 부채를 떠안았음에도 순이익을 내는 도시공사도 많았다. 각 도시공사의 지난해 결산을 보면 SH공사 당기 순이익은 약 119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부산도시공사(736억원)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45억원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 도시공사의 부채는 경영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인천도시공사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마이너스 2408억원으로 3년째 적자다. 강원도개발공사(-230억원)도 5년째 마이너스 곡선이다. 기타공사 중 김포도시공사와 용인도시공사는 각각 257억원, 1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실한 경영실적은 경영평가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달초 정부가 발표한 지방 공기업의 경영평가 결과를 보면 충북개발공사·경기도시공사와 강원도개발공사·인천도시공사·용인도시공사는 각각 하위등급인 ‘라’와 ‘마’를 받았다.

이들 도시공사의 경영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대형 개발사업 추진 무산 등에 따른 여파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도시공사의 경우 미단시티·도화구역·영종하늘도시·검단신도시 등 굵직한 개발사업을 진행했지만 경기 침체로 부진을 겪고 있다.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는 막대한 금액이 투입된 알펜시아 리조트의 운영적자 등 경영부실과 연관됐다.

용인도시공사는 대규모 개발사업인 역북지구가 저조한 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재정난이 가중되면서 부담을 느낀 사장이 8개월 새 세 차례나 사퇴하는 촌극도 빚었다.

경영 정상화에 나선 도시공사는 토지 매각 등 자구노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조속한 회복이 쉽지 않다. 사실상 지자체의 출자 전환 등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어서 구조조정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적자가 발생한 도시개발공사는 우수등급에서 배제하는 등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평가기준을 강화했다”며 “경영평가 제도를 지속 개선·발전시키고 재무건전성 제고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