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의 기세, ‘2000년 우즈 닮았네!’

2014-08-11 14:21
USPGA챔피언십서 올해 메이저대회 2승째…마스터스 우승하면 사상 여섯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미켈슨 2위, 스텐손·파울러 공동 3위

로리 매킬로이가 2014USPGA챔피인섭 우승이 확정되자 포효하고 있다. 우승 세리머니도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를 연상케 한다.                                                                                                      [사진=SI 홈페이지]



“지난 2000년 타이거 우즈를 보는 듯하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지난달 브리티시오픈과 1주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PGA챔피언십마저 제패하자 14년전 우즈를 연상한 골퍼들이 많다.

당시 만 25세가 채 안됐던 우즈는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USPGA챔피언십을 석권했고 그 이듬해 마스터스까지 제패했다. 아쉽게 그랜드 슬램은 놓쳤으나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거칠 것없는 기세로 세계 골프를 쥐락펴락했다.

매킬로이는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은 아니지만, 메이저급 대회인 WGC까지 포함해 최근 출전한 3개 ‘빅 이벤트’를 휩쓸며 ‘새 골프황제’로서 손색없는 면모를 보여주었다.

11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GC(파71·길이7458야드)에서 열린 제96회 USPGA챔피언십(총상금 1000만달러) 4라운드는 톱랭커들이 선두자리를 오르내려 중반까지만 해도 우승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상승세의 매킬로이는 17번홀(파4)에서 승기를 잡았다.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으나 9번아이언 벙커샷을 홀옆 3m지점에 떨군 후 그 버디퍼트를 성공한 것. 2타차 단독 1위가 된 매킬로이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위기를 뚫고 차분히 파를 잡으며 필 미켈슨(미국)을 1타차로 따돌렸다.

매킬로이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를 쳤고 4라운드합계 16언더파 268타(66·67·67·68)를 기록했다. 우승 상금은 180만달러(약 18억5000만원)다.

매킬로이는 올해 열린 4개 메이저 대회 가운데 2개를 독차지했다. 2011년 US오픈과 2012년 USPGA챔피언십까지 더하면 개인통산 메이저 4승째를 거뒀다. 한 해에 메이저대회 2승을 거둔 것은 2008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이후 6년만이다.

매킬로이는 “이런 여름을 보내게 될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며 “오늘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의 나이는 25세3개월이다. 최근 100년간 남자골프에서 만 26세 전에 메이저대회 4승을 올린 선수는 보비 존스, 잭 니클로스, 우즈, 매킬로이 넷 뿐이다.
니클로스는 최근 “매킬로이는 메이저대회에서 15∼20승을 거둘 것이다”고 예상했다. 미켈슨도 “매킬로이는 지금 어느 누구보다도 절정을 기량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킬로이의 다음 목표는 2015년 마스터스 우승이다. 마스터스를 제패하면 매킬로이는 진 사라센(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니클로스(1966년), 우즈(2000년)에 이어 골프역사상 여섯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선수가 된다.

‘2015년이냐, 2016년이냐만 남아있을뿐 매킬로이의 마스터스 우승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견해다. 매킬로이는 2011년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9번홀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10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한 후 무너진 적이 있다.

매킬로이의 상승세로 보아 한 해에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 슬램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그 단초 역시 매년 처음 열리는 마스터스가 될 것이다. 이래저래 2015년 4월 둘째주에 열리는 마스터스에 골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헨릭 스텐손(스웨덴)과 리키 파울러(미국)는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파울러는 올해 마스터스 공동 5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공동 2위에 이어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5위 안에 들었다. 한 해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톱5’에 진입한 사례는 니클로스와 우즈 뿐이다. 더욱 우승없이 네 차례 다 5위안에 든 경우는 파울러가 사상 처음이다.

세계랭킹 2위 애덤 스콧(호주)은 합계 9언더파 275타로 공동 15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3언더파 281타로 공동 36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