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몸 낮추는' 현대차, 일단 소나기는 피하자?
2014-08-10 08:30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유럽과 미국에 이어 일본 자동차업체들에 대해서도 반독점 칼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인지라 현대·기아차는 그 여파가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4공장이라는 현안까지 겹쳐 있어 현대·기아차로서는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수가 없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 당국의 글로벌 자동체업체에 대한 반독점 조사 영향으로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재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독일의 아우디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처벌을 받을 전망이다.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와 일본의 12개 자동차 회사들도 사무실 압수수색 등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조사가 끝난 이후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 전략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고급차 브랜드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18일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 이후로 현대·기아차의 경쟁 상대가 대거 늘어나게 됐다.
중국 정부의 조사 직후 외국계 고급 브랜드들이 대거 가격을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외국계 고급 브랜드들의 가격 인하 움직임은 현대·기아차로 하여금 쉽지 않은 경쟁을 예상케한다. 그동안 고급 외국 자동차 브랜드와는 가격에서 어느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현대차나 기아차의 중대형 세단 판매는 문제가 없었다.
이렇다보니 당장 현대차 판매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중국에 출시할 신형 제네시스의 가격을 구형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현대·기아차가 발빠르게 중국 내 조직을 개편했다는 점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1일부터 중국 생산·판매부문을 현대차와 기아차의 독자 중국사업부로 분리하고, 중국 내 대외협력과 중장기 전략에 집중하는 중국전략담당본부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신차 구매 제한 조치에 이어 이번 반독점 조사의 여파가 현대·기아차에게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판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