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졸작이다" 혹평에도 정치권 반응 후끈…김무성, 이인제도 관람 예약

2014-08-07 18:10

영화 '명량'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졸작'이라며 혹평했다. [사진=명량 배급사, 진중권 블로그]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7일 현재 누적관객 700만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명량'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졸작"이라고 평했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뜨겁다.

'백의종군''사즉시생, 생즉시사' 등으로 대변되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서 난국에 가까운 현 정국을 타개하려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잇달아 극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오는 13일 오후 출입기자들과 영화 '명량'을 관람한 뒤 관람평을 공유하는 티타임을 하겠다는 일정을 미리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7·14 전당대회 출마 당시 영화 개봉 이전인데도 '명량'의 홍보 포스터에다 이순신 장군 대신 본인의 얼굴을 합성해 넣고 영화 제목 자리에는 본인 별명인 '무대(무성대장)'를 써넣기도 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주말인 9일 이 영화를 관람할 예정이며, 당내 여러 의원들도 각자 또는 함께 영화를 본 뒤 사석에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심심찮게 얘기하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6일 '명량'을 관람하기 위해 김기춘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김동호 문화융성위 위원장, 배우 안성기 등과 함께 한 여의도의 한 영화관을 찾았다. 청와대 측은 영화 속 이순신 장군의 위기 극복 리더십을 배우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7·30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야당은 한층 이순신 리더십에 대해 감정이입이 크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충무공이 국란에 처한 나라를 구했는데 난국으로 치면 지금도 난국 아니냐"라며 "의원들끼리 삼삼오오 영화를 보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선거 참패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새정치연합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야 한다'는 교훈을 영화 '명량'에서 상기했다는 관람평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명량' 관람후기를 올려 "말로만 혁신하고 실천과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지 못한다"라며 "20세기 체형과 생각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체질을 21세기형으로 바꾸는 혁명적 체질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화평론가인 진중권 교수는 영화 '명량'에 대해 졸작이라고 혹평해 눈길을 끌었다.

진중권 교수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영화 '명량'은 솔직히 졸작이죠. 흥행은 영화의 인기라기보다 이순신 장군의 인기로 해석해야 할 듯"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진중권 교수는 이어 "'활'은 참 괜찮았는데"라며 '명량'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의 전작 '최종병기 활'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