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중국 저우융캉 사건과 인터넷 검열

2014-08-04 13:01

저우융캉의 몰락.[사진=아주경제 편집부]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권력을 새장(제도) 속에 가둬놓아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고강도 부패를 척결하며 법치를 강조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지난 달 29일은 실제로 중국에서 새장 밖에 존재했던 권력이 무너진 날이었다. 중국 당국은 이날 부패 비리 혐의가 있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공식 수사 사실을 발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회주의 중국에서 '제도의 새장'밖에 존재하는 권력은 없으며, 당기율과 국법 밖에 당원이 있는 것은 절대 허용치 않는다"고 평론했다.

중국 인터넷은 저우융캉 소식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인터넷에서 저우융캉에 대한 검열은 ‘봉인해제’된 듯 했다. 그 동안 당국의 검열을 피해 저우융캉 이름 대신 ZYK, 캉스푸(康師傅 ), 호랑이를 사용했던 누리꾼들도 이제 대범하게 저우융캉 석자를 입에 올린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에는 저우융캉 비리를 풍자한 게임도 등장했다. 조강지처 살해설, 시진핑 암살기도설, 미녀 아나운서와의 불륜설 등 중국 언론이  보도한 이야기들은 가히 막장 드라마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여전히 검열 왕국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 최고지도부는 여전히 온라인에서 검열의 대상이다. 중국 누리꾼은 검열을 피해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금호타이어(錦湖輪臺),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를 텔레토비(天線寶寶)로 부른다. 중국의 치부인 6·4 톈안먼 사태 역시 금기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사용도 금지돼 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는 인터넷 여론통제가 강화된 탓에 최근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중국은 북한 등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 통제가 심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중국 6억명의 누리꾼은 중국내 인터넷 감시망으로 불리는 ‘만리방화벽(만리장성과 방화벽의 합성어)’안에 갇혀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권력은 새장 속에 가둬야 하지만 누리꾼은 벽 밖으로 해방시켜야 한다. 이러한 날이 올 때 비로소 중국은 진정한 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