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13년만에 디폴트...국제경제 여파에 우려
2014-07-31 16:17
국제금융시장 영향 제한적...아르헨티나 경제는 '직격탄'
S&P, 아르헨티나 신용등급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
S&P, 아르헨티나 신용등급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지난 2001년 단일 주권국가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디폴트에 처한 데 이어 13년 만이다.
아르헨티나 정부 대표단과 미국 2개 헤지펀드 채권단이 이틀간 뉴욕에서 벌인 '막판 벼랑 끝 채무상환 협상'이 30일(현지시간) 오후 결렬되면서 아르헨티나는 이날을 기해 디폴트 상황에 처하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자정까지 지난 2001년 첫 번째 디폴트를 선언한 이후 채무조정에 합의했던 다른 채권단에게 이자 5억39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했으나 협상 결렬로 이자 지급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디폴트로 이어졌다.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아르헨티나 정부에 대해 15억 달러(1조5382억 원)를 헤지펀드에 상환하라고 판결, 채권단의 손을 들어줬다. 아울러 법원은 아르헨티나의 채무조정에 동의하지 않은 헤지펀드도 채무조정에 동의한 채권단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로 인해 채무 재조정에 동의한 채권자들에게마저도 이자를 제때 지불할 수 없게 된 아르헨티나는 13년 만에 또다시 디폴트를 맞게 된 것이다.
그는 헤지펀드 채권단을 '타인의 불행을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면서 "아르헨티나 국민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 법원이 임명한 협상 중개인인 대니얼 폴락은 발표문을 통해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에 빠지는 상황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폴락은 "디폴트가 전면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 긍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궁극적 피해자는 아르헨티나의 평범한 시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폴트를 막기 위해 아르헨티나 대표단은 채무 전액 상환을 요구하고 있는 2개 헤지펀드 채권단과 지난 6월부터 마라톤 협상을 벌여왔으나 모두 결렬됐다.
이와 함께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날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종전의 'CCC-'에서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했다.
남미 3대 경제대국인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에 빠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으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아르헨티나가 2001년 한 차례 디폴트를 겪은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고립된’ 위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차 디폴트를 맞아도 전 세계 금융권이 큰 혼란을 겪을 가능성은 적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거시적인 시각에서 볼 때 아르헨티나 디폴트가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르헨티나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은 지배적이다.
디폴트에 들어가면 올해 경제성장률 1% 하락이 예상되는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더욱 위축되는 것은 물론이고 달러화 국외유출, 투자 및 신용대출 감소, 대외적 신뢰도 추락에 따른 무역규모 축소, 물가 상승, 실업률 상승, 통화가치 하락, 기업체 도산 등의 도미노식 경제 충격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