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불멸의 국민연금

2014-07-29 12:01

 

국민연금은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를 부양하는 세대간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기 때문에 사적인 개인연금과는 태생이 다르다.

내가 낸 돈을 운용 성과에 따라서 찾아가는 방식이 아니므로, 앞세대가 많이 받아가면 다음 세대의 연금 수령액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1988년부터 30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의 수익비는 2.8이지만 10년후 30년간 가입한 사람의 가입한 수익비는 2.0으로 0.8이 줄어들게 된다(출처, 국민연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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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기준으로 436조원이 적립된 국민연금은 2043년 2561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후론 연금 지급액이 수입액보다 많아지면서 연금 수지에 적자가 발생하고, 이 때부터 적립금이 줄기 시작한다.

'국민연금의 퇴장'이 시작되면 연금지급을 위한 보유자산 매각으로 자산시장에 충격이 발생해 운용성과도 부진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30년 후의 일이라 아직까지는 그리 이슈가 되진 않고 있다.

아무튼 국민연금 홈페이지에서도 공시하고 있듯이 국민연금은 2060년쯤 고갈이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5년마다 재정건전성을 점검하지만 기금의 고갈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소득대체율은 더 이상 낮추기 어렵기 때문에 연금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아니면 수급연령을 더 늦춰야 하는데 현재의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의 추세가 획기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한 연금고갈 시기만을 늦출 뿐 궁극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소득비례부분을 확정기여방식으로 전환한다거나 적립방식을 부과방식으로 전환하고 추가재원까지 고려한다면 기금이 고갈되더라도 연금은 계속해서 지급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 100년 이상 공적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도 기금은 고갈되었지만 연금제도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국민연금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나 불신은 금물이다.

기금은 고갈돼도 연금제도는 어떤 방식으로든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연금수령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스스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앞으로 30년간은 기금이 계속 늘어나는 등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너무나도 느긋한게 아닌지 모르겠다.

/ 조영경 희망재무설계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