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무덤 순천·곡성…새누리 이정현 지역구도 타파로 '지지율 1위'
2014-07-23 13:40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여론조사 1위를 차지했다.
7·30 재보궐선거 순천·곡성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지난 20일과 21일 실시된 여수MBC, KBS순천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 38.4%의 지지율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33.7%)를 오차범위에서 앞서자 여야 정치권이 지지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의원이 보선에서 당선되면 이는 단순한 의석 1석의 추가가 아니라 정치권의 견고한 지역 구도를 깨뜨리는 '역사적 사건'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서 후보가 40.8%로 26.4%의 이정현 후보를 크게 앞서 새누리당 후보가 넘어야 할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모름, 무응답이 28.1%로 나타나 유보하고 있는 유권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 역시 새정치민주연합이 55.1%로 14.3%를 차지한 새누리당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어 통합진보당 10.0%, 정의당 1.9% 순이다.
한국일보가 지난 11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가 42.4%의 지지율을 얻어 이 후보(30.5%)를 리드했다.
중앙일보가 지난 16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p)에서는 서 후보가 37.1%, 이 후보가 28.1%를 기록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2%에서 9%로 줄었다.
21일 발표한 CBS의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7%p)에서는 서 후보가 31.7%, 이 후보가 24.7%를 기록해 격차가 7%로 더 좁혀졌다.
최근 지역신문 순천투데이가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는 ±2.53%p)에서도 이 후보가 45.5%의 지지를 얻어 35.8%에 그친 서 후보를 오차범위를 벗어난 9.7%p 앞질렀다.
앞선 여론조사에서는 서 후보가 앞섰지만 선거 종반으로 갈수록 이 후보의 약진이 눈에 띈다.
'호남 예산 지킴이, 지역구도 타파'를 내세우는 이정현 후보는 홀로 빨간 조끼를 걸친 채 낡은 자전거로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바닥 민심을 얻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순천대 의대 유치, 순천만 정원 제1호 국가정원 지정, 광양항 활성화, 청년취업 할당제, 전남 동부권 산단 대기업 투자 유치 등 굵직한 공약을 내걸었다.
이번 보선에서 이 의원이 당선된다면, 그동안 한국 정치의 고질병으로 지적 받아온 지역주의 타파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명분론도 민심 공략 포인트다.
순천에 사는 황모(47) 씨는 23일 "이 의원이 지역정서와 맞지 않는 새누리당 후보지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다는 진정성은 의심하지 않는다"며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도 영남권 지역주의 구도가 변화되고 있는데 우리 지역도 굳이 새정치민주연합을 맹목적으로 지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김한길 당대표를 시작으로 정세균 전 대표, 한명숙 전 총리, 추미애 전 대표, 박영선 원내대표,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대표, 정동영 전 의장,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연일 순천에서 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총력지원에 들어갔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도 순천 조은프라자 앞 공영주차장에 천막당사를 설치하고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올인'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