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미국 앞마당’ 브라질 국회 연설 "무슨 말 했나"

2014-07-17 16:0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브라질 의회 연설[사진=중국 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미국의 앞마당인 브라질에서 미국을 향해 사이버 안보, 내정간섭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주석이 16일(현지시각)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국회에서 연설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연설에서 브라질 의회당을 건설한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오스카르 니마이어의 말을 인용해 "언젠가 세계가 더욱 공정하게 된다면 생활은 더욱 심플해질 것이다"며 국제사회의 공평 정의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국제 공평정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주권평등을 견지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오늘날 인터넷 발전이 국가주권·안보·발전이익에 새로운 도전 가져오고 있어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며 "비록 인터넷이 고도의 글로벌화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각 국가의 정보영역의 주권이익은 침범 당해서는 안되며,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타국의 정보 주권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각국은 모두 자국의 정보 안보를 지켜야 하며 어떤 국가는 안전하고 어떤 국가는 불안전하거나 심지어 타국 안보를 희생해 자국이 말하는 절대 안보를 지켜서는 안된다"며 상호 신뢰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중국이 미국과 사이버 안보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경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또한 시진핑 주석은 과거 러시아 방문 당시 제기했던 ‘신발론’도 재차 언급했다. 

시 주석은 "신발이 발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신발을 신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라며 브라질에도 비슷한 의미의 속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곧 모두가 아는 상식을 의미한다"며 "세계에 그 어떤 만병통치약이 없고 어느 곳에서도 다 옳은 진리는 없으며, 각국은 자신의 국정 상황에 맞는 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인권 문제나 주변국과의 영토분쟁 등과 관련한 미국이나 서방의 간섭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의미가 담긴 셈이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이날 중국과 브라질간 수교 40주년을 맞이한 것을 공자의 '불혹(不惑)', 즉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에 비유하며 양국이 경제통상뿐만 아니라 위성·항공·석유·바이오기술 등 방면에서 성과를 이뤄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날 ‘나를 알아주는 친구만 있다면 하늘 끝에 있다 한들 이웃 같다’는 뜻의 '海內存知己, 天涯若比隣’라는 중국 고시 구절을 인용해 중국과 브라질간 관계를 묘사한 시진핑 주석은 "중국-브라질 관계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저 넓은 태평양도 양국 인민간 우호 교류를 가로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0년전 중국에서 건너간 차가 브라질에서 재배돼 1873년 비엔나 만국박람회에서 브라질 찻잎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중국과 브라질 양국은 차 농가에서 희망의 씨앗을 심어 기쁨의 수확을 얻어 우정의 기쁨을 나눈 셈이라고 비유했다.

또 시진핑 주석은 중국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장다첸(張大千)이 과거 브라질에서 17년간 거주하며 '장강만리도'와 같은 명작을 그린 역사적 사실도 언급하며 중국과 브라질간 오랜 우호교류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진핑 주석은 1980년대 중국 대륙에서 히트를 친 브라질 국민 드라마 '텔레노벨라(Telenovela)'를 언급하며 이 드라마 여주인공의 자유와 사랑에 대한 갈망은 중국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고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시진핑 주석은 '물이 가득 차니 강폭은 더 멀어 보이고, 마침 바람이 이니 돛을 올려야겠구나'는 뜻의 '潮平兩岸闊, 風正一帆懸'라는 고시 구절을 인용해 중국과 브라질 양국이 미래를 향해 손에 손잡고 어깨를 서로 기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창조해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