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리커창 한달새 잇달아 그리스 방문…왜?

2014-07-14 10:59
그리스와 '해양협력' 강조, 피레우스항 개발 가속화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5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담 참석차 남미를 방문하는 도중 그리스를 경유했다.

앞서 6월 리커창(李克强) 총리에 이은 중국 지도자의 또 한 차례 방문은 이례적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사 13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로도스섬에 도착한 시 주석이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와 잇달아 회담및 회동했다. 

시 주석은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 정부는 경쟁력있는 중국기업의 그리스 투자를 더욱 장려할 것이라며 그리스 피레우스항 등 프로젝트 등이 양국 상호 협력의 좋은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도 "중국과 협력을 희망한다"며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 벨트 구축에 적극 참여해 해양 인프라 건설 등 방면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중국기업의 투자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13일(현지시각) 그리스 로도스섬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그리스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시 주석은 사마라스 총리와의 회동에서도 피레우스항 사업을 언급했다. 그는 그리스와 교통인프라·해양·에너지·녹색경제 등 방면에서 협력할 것을 강조하며 특히 중국 정부는 중국기업들의 피레우스항 사업 투자를 지원하고 그리스 철도기술 발전에 참여하는 것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사마라스 총리도 중국기업이 그리스 항구·철도·공항 등 방면에서 중국의 투자 확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그리스를 찾은 것은 바로 양국간 해양협력을 공고히하고 중국의 피레우스항 투자개발에 가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발칸반도 남쪽에 위치해 지중해와 맞닿은 그리스는 '해운강국'이다. 그리스의 해운업의 상징이 바로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항이다. 피레우스항은 일정한 조수간만의 차라는 천혜의 항구 입지 조건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 등 지중해 전 지역을 오갈 수 있는 편리한 지리조건도 갖춰   '유럽 진출의 남대문'으로 불린다. 

중국은 피레우스항을 중국 상품을 유럽에 수출할 때 쓸 거점기지로 보고 있다. 중국산 제품이 아시아 동부에서 출발하여 수에즈운하를 경유한다면 곧바로 피레우스항을 통해 유럽의 중심으로 들어오게 되어 운송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중국 중위안(中遠)그룹이  피레우스항 2,3호부두 경영권 획득해 현재 개발 중에 있다. 

앞서 6월 리커창 총리는 그리스 방문 기간 사마라스 총리와 함께 피레우스항을 직접 방문해 "유럽의 관문이자 중국 기업이 일부 경영권을 갖게 되는 피레우스항 개발이 물류 시간을 대폭 단축해 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인민대 EU연구센터 왕이웨이(王意桅) 주임은  “한달새 중국 국가주석과 총리가 잇달아 그리스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시 주석이 그리스를 선택한 것은 피레우스항 양국 협력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며 “양국은 앞서 약속한 각종 협력프로젝트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의 그리스 방문에 그리스 현지는 열렬하게 환영했다.
 

그리스 현지 언론 '시 주석 방문 환영' 기사 1면 헤드라인 게재.[사진=웨이보]


로도스섬을 찾는 시 주석과 만나기 위해 그리스 대통령과 총리가 직접 아테네에서 로도스섬을 찾아 시 주석을 환영했다. 이와 함께 그리스 로도스섬 현지매체는 1면 헤드라인에 시 주석의 사진과 함께 붉은색 중국어 글씨로 "시진핑 주석의 로도스섬 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기사로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했다.

시진핑 주석은 그리스 방문 후 15일 브라질에 도착해 포르탈레자에서 열리는 브릭스 6차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이후 23일까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쿠바 등 남미 4개국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은 라틴아메리카 4개국 정상과의 회담 외에도 브릭스 회원국인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과도 회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