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그리스 방문...5조원 규모 선물보따리 풀어

2014-06-20 17:47

19일(현지시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아테네에서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문화, 경제무역, 투자, 해양, 재난방지, 인프라설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합작 문건을 체결했다. [아테네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성공적으로 영국 방문을 마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그리스를 방문해 5조원 규모의 경제무역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20일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외신을 인용, 전날(현지시간) 양국이 아테네에서 양국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문화, 경제무역, 투자, 해양, 재난방지, 인프라설비 등 다양한 영역에서 46억 달러(약 5조원) 규모의 19개 경제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협약은 재생에너지와 해운, 특히 그리스의 피레우스 항 개발 프로젝트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리 총리와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의 발전 및 실무합작과 관련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리 총리는 "양국은 상대방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며 우호관계와 상호신뢰를 부단히 강화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몇 년간 그리스가 채권 위기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중국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중국은 그리스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약속하며 양국 모두의 이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중국 원양운수인 코스코의 피레우스항 개발 참여는 양국간 실무 협력의 모범 사례"라면서 "우리는 양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독려함으로써 이 항구를 지중해 일류의 항구로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사마라스 총리 역시 "그리스와 중국은 형제와 같은 우정을 나누고 있다"며 "중국이 추진 중인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지난 4월 국제 채권 시장에 복귀한 그리스가 추가로 국채를 발행할 경우 이를 매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리 총리는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그리스 채권 시장을 외면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그리스 국채 매입을 늘려왔다”면서 “이미 사마라스 총리에게 그리스 정부가 새 국채를 발행하면 중국이 더 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충분한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기만 한다면 경제성장률이 7.5%보다 약간 높거나 약간 낮더라도 모두 괜찮은 것"이라며 "강제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취하지 않고 미세조정과 구간통제 등의 방법으로 경제가 합리적 구간에서 운용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리 총리는 영국을 방문해 에너지, 금융 등 26개 분야에서 140억파운드(약 24조원) 규모의 경제협력에 합의하며 통큰 투자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