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미국 앞마당' 남미 4개국 순방…경제적 영향력 확대
2014-07-13 14:30
중국-라틴아메리카 포럼 창설, 브릭스 개발은행 출범 등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담 참석 및 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해 13일 오전(현지시각) 출국했다.
시 주석은 열흘 간의 남미 방문 일정에서 15∼16일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열리는 브릭스 6차 정상회의에 이어 중국과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 (CELAC)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이어 23일까지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쿠바 등 남미 4개국을 차례로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오른 이후 남미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중국의 남미 지역에 대한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 주석은 남미 순방 기간 중국-라틴아메리카 포럼 창설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중국신문사가 13일 보도했다.
이미 아프리카와 아랍 국가간 협력 포럼 기제를 가동하고 있는 중국이 라틴아메리카와도 포럼을 창설하는 등 개도국과 정기협력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견제하면서 제3세계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 브릭스개발은행 설립 합의
1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제6차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은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에 합의할 예정이다.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 질서에 도전하는 성격이 강한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은 2012년 처음 제안돼 2013년 남아공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정식 승인을 받아 협상이 진행돼 왔다. 회원국들은 내년 말까지 개발은행을 설립해 2016년부터 본격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브릭스 개발은행 초기자본금은 각 국가가 100억 달러씩 출자해 총 500억 달러로 향후 증자할 수 있는 최대 자본금은 1000억 달러에 달할 예정이다. 본부는 경제적 영향력이 가장 큰 중국 상하이에 설치하고, 초대 총재는 인도 혹은 브라질 국적의 인물이 될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향후 중국은 브릭스 개발은행을 통해 라틴아메리카 기초시설 투자 및 건설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 4개국 순방…경제협력 모색
시 주석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쿠바 등 라틴아메리카 4개국을 순방하며각종 경제협력 체결도 대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시 주석의 방문 기간에 중국과 브라질은 나노 기술에서 철도에 이르는 50여 개 분야의 협력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200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브라질의 최대 경제 협력 상대가 됐다.
사실상 국가부도 사태를 맞은 아르헨티나를 방문하는 시진핑 주석이 경제원조의 손길을 내밀지도 관심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달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하는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은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 있는 바카 무에르타 셰일지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셰일가스 매장량은 최대 매장국인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셰일오일도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4위의 보유국이다.
이밖에 시 주석은 세계적인 산유국이자 남미 대륙에서 천연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은 베네수엘라, 그리고 미국의 적대국인 쿠바를 잇달아 방문하며 남미 각국간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