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5000만원 유찰됐던 안중근의사 '경천' 천주교 품에

2014-07-17 09:20

[안중근의사의 유묵 경천]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추정가 7억5000만원에 경매에 나왔지만 유찰된 안중근(1879~1910) 의사 유묵 '경천'이 천주교 품에 안겼다.

지난 3월 경매에서 유찰된  ‘경천’을 천주교 서울대교구 잠원동성당이 지난달 박삼중 스님에게서 구매, 서울대교구에 기증했다. 잠원동성당 주임신부는 염수의 신부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친동생이다 .지난 6월 프라이빗 세일을 통해 거래가 성사된 '경천' 은 5억원에 구매했다.

‘경천’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뤼순(旅順)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일본인에게 써준 글로 1910년 3월 뤼순감옥에서 쓴 글씨로 ‘하늘을 공경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늘의 이치에 따라 국가와 국민이 자신의 본분에 맞게 도리를 지키고 양심을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안중근 의사는 만 18세 때인 1897년 황해도 청계동성당에서 도마(토마스)란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독립운동을 벌이던 연해주 일대에서도 선교활동을 폈으며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린 후 성호를 긋고 "천주여, 포악한 놈을 무찌르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또 사형 집행 전에도 가족들에게 아들(준생 베네딕토)을 성직자로 키워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대교구는 오는 8월 초 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경천'을 공개하고 이후 서소문 순교성지 내 2017년 완공 예정인 교회사박물관에서 상설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