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투자 의약품 건축 환경보호 식품 등 업종의 대표적인 국유기업 총 6곳을 꼽아 시범적으로 국유기업 개혁을 실시한다.

중국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이하 국자위)는 15일 국유기업 개혁안을 발표해 1차적으로 6개 국유 중앙기업을대상으로 국유자본투자공사 설립, 혼합소유제 실시, 이사회제도 완비, 기율검사조직 파견상주 등 4개 조항에 대한 국유기업 개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 등이 15일 보도했다.

국유자본투자공사 설립이란 그 동안 국가가 주도하던 국유자본의 투자를 기업이 직접 산하에 투자공사를 설립해 맡게 됨을 의미한다. 혼합소유제란 국가가 모두 소유하고 있는 기업 재산권을 집체 자본이나 비공유 자본 등에 나눠주는 일종의 민영화 과정이다.

국유기업 개혁 시범대상으로 꼽힌 중앙 국유기업은 국가개발투자공사(SDIC), 중량(中粮)그룹(COFCO·코프코), 중국의약(시노팜), 중국건축재료그룹(CNBM 중국건재), 신싱지화(新興際華 XXCIG), 중국에너지절약환경보호그룹(CECEP) 이다.

이중 국유자본투자공사 설립 시범 대상은 코프코와 SDIC, 혼합소유제 실시 시범 대상은 CNBM과 시노팜, 이사회제도설립 시범 대상은 CNBM, 시노팜, CECEP, 신싱지화다. 그리고 국자위는 중앙기업 중 2~3곳을 뽑아서 시범적으로 기율검사 조직을 파견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국자위 펑화강(彭華崗) 신문 대변인 겸 연구국국장은 “중앙 국유기업에 대한 ‘4항 개혁’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국자위 산하에 개혁국 지적재산권국 조직개편국 기율위의 각 수장을 대표로 하는 4개 전문 소조를 구성했다”며 “새로운 체제,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유기업‘4항 개혁’은 지난 해 11월 제18기 3중전회를 통해 확정된 '전면 심화개혁 결정'에서 국유기업에 적극적인 혼합소유제를 도입하기로 한 뒤 중국 국무원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실질적인 개혁방안이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 국유기업 개혁이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자위는 이번 개혁의 중점을 정부권한  이양, 기업의 시장화에 두고 중점적으로 개혁을 실시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개혁 시범대상에는 독점 논란이 됐던 에너지나 통신 등 핵심 중앙국유기업은 포함돼지 않아 국유기업 개혁 수준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펑 대변인은 “개혁은 쉬운 것에서부터 복잡하고 어려운 것으로 서서히 진행해야 한다”며 “선정된 6개 기업에 대해 시범적으로 개혁을 실시한 후 개혁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자위는 이번에 개혁대상인 6개 기업을 선정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코프코의 경우 홍콩에 5개, 대륙에 3개, 총 8개 상장기업을 거느리고 있어 국유자본투자공사 설립과 관련한 적합한 개혁 대상이라는 평가다. 이와 더불어 국유자본투자공사 설립 대상으로 꼽힌 SDIC 역시 중국 내 3대 국자위 산하 투자기업으로 현재 전력·석탄·교통·비료·에너지·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다.

혼합소유제 개혁대상으로 뽑힌 시노팜은 이전에 이미 지난 2003년 1월 중국 최대 민영기업인 푸싱그룹과 함께 시노팜 주식회사를 설립해 사장시키며 국유기업 최초로 혼합소유제를 실시한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