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여개 국영기업 시총 8년래 10조 위안 증발

2014-07-03 12:33

중국 최대 국영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 [사진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정부의 국영기업 개혁과 경영실적 부진 등으로 지난 8년간 중국 10여개 국영기업의 시가총액(시총)이 160조 가량 증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제일재일보(第一財經日報)는 2007년 말 중국 본토 증시 A주에 상장된 이후 가장 많은 시총 증발액을 기록한 10위 기업 중 8개는 모두 국영기업이 차지했으며, 이들 8개 국영기업을 포함한 10여개 국영기업의 시총 증발액은 10조 위안(약 163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국영기업 중 최대 증발액을 기록한 기업은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로 2007년 11월 상장 이후 시총은 3조7900억 위안이나 증발했다. 또 다른 중국 대표 국영석유기업인 시노펙(中國石化)이 1조1700억 위안, 중국 5대 은행인 공상은행(工商銀行)이 1조1300억 위안으로 시총 증발액이 높은 3대 국영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어 중국 최대 생명보험사인 중국생명보험(中國人壽), 석탄 생산업체인 중국신화에너지공사(中國神華), 중국은행(中國銀行), 알루미늄공사 찰코(中國鋁業), 중국 대표 보험사 중궈핑안(中國平安), 중국 최대 해운업체 중국원양(中國遠洋), 중국태평양보험(中國太保) 등이 시총 증발액 기업 10위권에 포함됐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발표한 '2013 중국 국영기업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영기업 영업수익은 총 24조200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8.4% 증가했다. 또 세금납부액은 2조 위안으로 전년대비 5.2%, 같은 기간 이익총액은 1조3000억 위안으로 3.8% 늘었다. 다만, 이는 2011년 대비 2012년 국영기업의 영업수익 및 새금납부액 증가율과 비교해서는 1%포인트, 7.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최근 몇년간 다소 부진함을 보여온 국영기업의 경영실적에 현재 국자위는 국영기업의 올해 이윤증가율 목표치를 10%에서 5%로 하향조정한 상태다. 하지만, 대부분 국영기업이 이 목표치 달성 마저도 힘에 겨울 정도로 미진한 경영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일 현재 A주에 상장된 기업 중 산둥강철(山東鋼鐵∙1.56위안의 산), 마강주식(馬鋼股份∙1.58위안) 등 2위안 이하의 낮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의 대부분은 국영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국영기업의 시총 증발 원인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시장 진입의 높은 문턱 덕에 그간 국영기업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고 이에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체제 집권 이후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국유기업 개혁과 올해 5월부터 본격화된 전국 113개의 중앙국유기업들을 겨냥한 부패척결운동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