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대 석유기업에 10년간 보조금 21조...방만지급 도마위

2014-04-15 13:22

페트로차이나(中石油·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양대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中石油, 중국석유)와 시노펙(中石化, 중국석유화공)이 지난 10년간 21조가 넘는 보조금을 챙겨온 것으로 나타나 중국 정부의 방만한 보조금 지급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5일 신징바오(新京報)는 지난 10일 발표된 A주 상장사 2013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양대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이 지난 2004년부터 10년간 받은 국가보조금 총액이 1258억8300만 위안(약 21조275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그 중 페트로차이나는 484억3800만 위안을, 시노펙은 774억4500만 위안의 정부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1556개 A주 상장사의 ‘2013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총 1377개 기업이 지난해 정부보조금을 지급받았으며 보조금 누적 총액은 770억 위안을 넘어섰다. 

페트로차이나는 2007년 기준으로 매년 평균 10억 위안 이상의 정부보조금을 지급 받았고, 지난해에는 103억4700만 위안으로 가장 많은 보조금을 가져갔다. 이로써 페트로차이나는 지난 2011년부터 작년까지 각각 67억3400만 위안, 94억600만 위안, 103억4700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급받아 3년 연속 A주 상장기업의 ‘보조금왕’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각각 94억1500만 위안, 51억6100만 위안, 48억6300만 위안, 503억4200만 위안의 보조금을 받아 정부보조금 지급순위 1위를 기록했던 시노펙은 지난해에도 23억6800만 위안의 보조금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08년 석유제품 가격 통제로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등 정유업체가 막대한 손실을 보자 중국 정부가 원유가격을 보장하고 기업들의 석유공급 축소에 따른 석유대란을 막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해온 데 따른 것이다.

정부의 보조금 혜택으로 순익도 증가해 2008년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의 순이익은 각각 1138억위안과 284억 위안을 기록했고, 작년에는 1296억 위안과 672억 위안의 순이익을 얻었다. 

이 밖에 23개 ST(특별관리대상) 기업들도 15억 위안이 넘는 정부보조금을 지급받았다. 이들 보조금의 대부분은 경영적자에 따른 회사손실을 메우면서 증시퇴출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유용한 자금으로 쓰여졌다.

대표적으로 ST바오슈어(寶碩) 그룹은 지난해 3분기 실제 순이익이 -8643만 위안을 기록하는 등 적자경영이 계속되면서 증시퇴출 위기에 놓였었다. 이때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와 만청(滿城)현 두 곳의 정부에서 각각 6억700만 위안의 정부보조금을 지급받아 퇴출 위기를 모면했다.

또 연속 2년째 경영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ST난화(南化) 그룹도 지난해 마지막 날에 난징(南京)시 정부로 부터 9794만 위안의 재정보조금과 5655만 위안의 이전손실보조금을 지급받아 금융시장에서 잔류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영업실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다시 한번 논란이 될 전망이다. 

정위제(鄭宇潔) 중국투자고문은 “정부가 특별관리대상 기업에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은 실제로 국민공공사업에 쓰일 세수들이 대부분”이라면 “이는 기업의 실제 경영실적을 왜곡해 간접적으로 기업투자의 합리적 방향을 잘못 인식할 수 있고, 시장 조정 매커니즘의 효과를 낮추는 근본적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