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항공사 ‘코드셰어(code share‧편명공유)’를 잘만 이용한다면 보다 저렴하게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드셰어는 이용객들에게 더 신속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 항공사간 비행기 노선과 좌석을 공유하는 공동운항 체계로 일종의 ‘품앗이’다.

직장인 A(28)씨는 광복절 연휴와 연차 등을 이용해 프랑스 파리로 여름휴가를 계획했다. 항공권 발권 후 A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예약은 에어프랑스에서 했지만 실제 이용하는 항공기는 국적기인 대한항공이었다. 바로 코드셰어 덕분이다.

코드셰어를 잘 활용할 줄 아는 부지런한 이용객이라면 보다 저렴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인천~파리 노선에서 오는 8월 14일 13시 20분 출국, 8월 24일 21시 귀국 항공편의 일반석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대한항공에서 예약하면 총운임(유류할증료 및 공항이용료 포함) 208만4800원, 에어프랑스는 총운임 174만6800원이다. 예약하는 항공사에 따라 총운임의 16%가량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KE901‧KE902 에어프랑스는 AF261‧AF262로 각자 다른 항공편명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날 탑승하는 항공기는 국적기인 대한항공 1대로 같다.

항공사간의 코드셰어로 이용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코드셰어 때문에 비싼 국적기 요금 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항사 비행기를 탈 수도 있지만, 이를 역이용하면 저렴한 외항사 요금으로 국적기를 타는 행운도 맞을 수 있다.

현재 국내 대형항공사 중 대한항공은 델타항공 등 29개 항공사와 미주‧유럽 등 324개 노선에 대해 코드셰어 협정을 맺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유나이티드 등 27개 항공사와 동남아시아 등 242개 노선의 좌석을 공유하고 있다.

이처럼 거미줄처럼 복잡해진 항공 노선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코드셰어를 통한 항공사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코드셰어가 증가하는 이유는 경쟁사가 독식하고 있는 노선에 ‘견제구’를 날릴 수 있는 효과도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항공사들은 운항권이 없이도 타 항공사와의 협정을 통해 운항 네트워크를 확대, 활로를 찾는 방법으로 코드셰어를 활용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아시아나항공은 여름철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5월 12일부터 스리랑카항공과 공동 운항을 시작했다. 이는 국적항공사 중 유일하게 인천~콜롬보~몰디브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대한항공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드셰어는 항공사와 이용객들 모두에게 장점이 된다”며 “잘 만 이용하면 이용객들은 저렴하게 항공티켓을 구매할 수 있고, 항공사들은 운수권이 없는 곳에도 마케팅 영역을 확장해 항공사를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