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살인교사 사건' 김형식 돈 준 기록 확보…보강수사 돌입

2014-07-07 14:32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김형식(44·구속) 서울시의회 의원의 살인교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 의원과 살해된 송모(67) 씨 그리고 살인을 저지른 팽모(44·구속) 씨와의 관계를 뒷받침할만 한 증거를 확보해 분석중이다. . 

서울남부지검은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증거자료 분석을 주말 동안 모두 마쳤고 필요한 부분에 대한 보강수사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이 제출한 자료는 김 의원과 팽씨를 비롯해 주변인의 진술 내용, 통화내역, 은행계좌 기록 등이다.

특히 검찰은 송씨가 매일 만난 사람과 이들에게 지출한 금품 내역을 기록한 장부인 '매일기록부' 원본을 송씨 가족으로부터 제출받아 집중 검토하고 있다.

이 장부는 A4용지 크기의 공책 1권 분량으로 송씨가 볼펜으로 매일 적고 정치인과 공무원 등의 이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의원의 이름이 20여 차례 기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 의원에게 건넨 돈의 내역은 별도로 정리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살인교사 동기 관련 내용은 면밀히 조사하겠지만 그 외 부분은 구체적 혐의가 드러나거나 명백한 단서가 있으면 수사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철도 납품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김 의원의 살인 교사 혐의와 별개로 레일체결장치 수입·납품업체 AVT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김 의원이 팽씨 아내의 계좌를 이용해 AVT 측으로부터 1300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건네진 돈은 팽 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돈은 팽 씨의 김 의원에 대한 채무 7000만 원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팽 씨가 김 의원에게 돈을 꿔 달라고 하자 신용불량자인 팽 씨를 대신해 팽 씨 아내 A씨 계좌로 돈을 입금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2년 4월 남편이 아버지 이사 자금 때문에 김 의원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는데 며칠 뒤 이○○라는 이름으로 내 계좌에 1300만원이 입금됐다"고 진술했다. 이○○는 AVT 대표 이름이다.

A씨는 이어 "남편이 중국에 있을 때 김 의원에게서 전화가 왔다"며 "그는 '검찰에서 이○○ 이름으로 돈 들어간 것에 대해 물어보면 급해서 빌린 것이고 일주일 뒤 현찰로 갚았다고 말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김 의원에게 이○○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AVT라는 회사의 대표"라는 답을 들었다고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AVT와 팽씨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김 의원이 자금 추적을 피하려고 팽씨 부인의 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