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 김정태 회장 하나·외환 조기 통합 논의 발언 즉각 반발

2014-07-03 17:28

외환은행 노동조합 관계자가 지난달 25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외환카드 분사 본승인’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외환은행 노동조합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3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발언에 대해 "가장 직접적이고 원천적인 도발행위"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2012년 2월 발표된 2·17합의서는 외환은행 법인 및 명칭 유지와 함께 합병 여부를 '5년 경과 후 상호합의를 통해 협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합병을 전제로 한 사전작업은 가장 명백하고 중대한 합의위반 행위"라고 밝혔다.

이날 김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을 보니 이제는 정말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추진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로 하나·외환은행의 인도네시아 통합법인(PT Bank KEB Hana)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인도네시아 통합법인 직원뿐만 아니라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통합 후 더욱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역시 금융은 통합해야 비용도 절감되고 좋다"고 말했다.

이우공 하나금융 부사장도 "투 뱅크 체제로 너무 오래 있어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지연된다는 우려가 많다"며 "외환은행은 규모에 비해 너무 비용이 많이 지출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김 회장이 비용 절감을 운운하지만 외환은행의 가장 큰 비용은 하나금융으로 인한 것"이라며 "하나금융이 인수 전후 외환은행에서 빼내간 돈이 2조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말 외환은행의 비용 절감을 원한다면 하나금융이 경영 간섭을 즉각 중단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오는 12일 전국 집회 등을 통해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