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카드사들이 올 1분기 회원 및 가맹점에 지불한 손실 보상액이 5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민원 감축 지시로 인해 손실 보상액 지급이 기존보다 활성화됐지만 이로 인해 블랙컨슈머에게 돌아가는 금액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신용카드사의 회원·가맹점 손실보상수수료는 51억3000만원이다.

회원·가맹점 손실보상수수료는 회원이나 가맹점에서 카드 서비스와 관련해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카드사가 지급하는 보상액이다. 예를 들어 회원이 카드로 결제할 때 받아야 할 할인 혜택 등을 받지 못했을 경우나, 가맹점 대금 지급이 늦어진 경우 카드사에 요구해 지급받을 수 있는 보상액이다.

카드사별로는 삼성카드의 1분기 손실보상수수료가 26억9300만원으로 회원 및 가맹점에 지급된 금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카드(10억4000만원), KB국민카드(7억1500만원), 현대카드(2억5500만원), 신한카드(2억3000만원), 우리카드(1억9700만원) 순이었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 4월 발생한 삼성SDS 건물 화재로 인해 일부 카드업무가 마비된 바 있어 2분기에는 손실보상수수료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 9월 말 37억4300만원이었던 카드업계의 회원·가맹점 손실보상수수료는 지난해 말 58억60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카드사의 전산장애 등 소비자들의 손실 요인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민원 감축 지시로 카드사들이 보상액 지급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손실 보상액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을 경우 민원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만 전 금융권의 민원 감축 노력을 악용해 막무가내식으로 보상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들도 늘고 있어 보상액 지급 증가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회원이나 가맹점에게 돌아가는 보상액이 많을수록 민원은 줄어들 수 있으나 그만큼 이를 악용해 카드사의 귀책이 없는데도 보상액 지급을 원하는 블랙컨슈머들도 늘고 있다"며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하게 규제하는 등의 대안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