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하나·외환은행, 통합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2014-07-03 14:54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3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에 대해 "이제는 논의를 해야 할 시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을 보니 이제는 정말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2012년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합의한 것과 다른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최근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합병을 반대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를 의식한 듯 김 회장은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라는 것이지 통합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은행장, 이사회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나 혼자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세계적으로 보면 저성장·저수익 시대가 되면서 세계적으로 유수한 글로벌 그룹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HSBC가 국내에서 철수하고 지난해 일본 미즈호 그룹이 투 뱅크 체제가 좋지 않다며 원 뱅크 체제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추진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로 하나·외환은행의 인도네시아 통합법인(PT Bank KEB Hana)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인도네시아 통합법인 직원뿐만 아니라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통합 후 더욱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역시 금융은 통합해야 비용도 절감되고 좋다"고 말했다.

이우공 하나금융 부사장도 "투 뱅크 체제로 너무 오래 있어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지연된다는 우려가 많다"며 "외환은행은 규모에 비해 너무 비용이 많이 지출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합병에 대해서는 타 경쟁 금융그룹에 비해 카드사 이익규모가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하나와 외환 (카드사가) 떨어져 있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비용을 줄이면 2~3년 후 타 금융그룹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외환은행의 중국 통합법인에 대해서는 "천진과 북경에 있는 두 은행이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 오는 10월 중 승인을 받아 통합될 것"이라며 "통합 법인명은 현지법에 따라 모(母)그룹의 이름을 쓸 수밖에 없어 '하나'라는 이름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 "본인이 판단해서 이야기 할 것"이라며 "본인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 재직 당시 옛 미래저축은행 부실투자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난 4월 '문챙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받았으며 내달에는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건으로 징계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