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 "국가개조에 마지막 힘…필요시 대통령에 진언"

2014-06-26 16:50
'대독총리' 비판에 '책임총리' 의지 피력한듯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사표 반려로 유임된 정홍원 국무총리는 26일 "국가개조에 마지막 힘을 다하고 필요시 대통령께 진언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사의 반려 발표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세월호 사고 이후 국가개조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가적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후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과정이 길어지고 국론분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 대통령께서 제게 다시 막중한 임무를 부여하셨다"면서 "저는 고사의 뜻을 밝혔으나 중요한 시기에 장기간의 국정 중단을 막아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간곡한 당부가 계셔서 새로운 각오 하에 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앞으로 국가를 바로 세우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과 공직사회 개혁, 부패 척결, 그리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가개조에 앞장서서 저의 마지막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표 반려로 유임된 정홍원 국무총리는 26일 "국가개조에 마지막 힘을 다하고 필요시 대통령께 진언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사진=아주경제신문 DB]


그러면서 "필요한 경우 대통령께 진언드리면서, 국가적 과제를 완수해 나아가겠다"며 "이제 저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 편한 마음으로 물러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은 정 총리에 대해 '대독총리', '의전총리'라는 비판이 있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책임총리'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정 총리는 지난해 2월8일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박 대통령에 의해 박근혜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됐고, 정부 출범 하루 뒤인 같은달 26일 임명돼 지금까지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성균관대 법정대를 졸업한 정 총리는 30년간 '특수통' 검사로 경력을 쌓았고, 공직을 떠난 후에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거쳐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박 대통령과 인연이 닿은 것은 박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새누리당을 이끌던 2012년 초였다.

그해 4·11 총선의 공천위원장으로 발탁된 정 총리는 박 대통령을 도와 개혁공천을 주도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책임총리'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 속에서도 특별한 대과없이 무난하게 총리직을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정 총리가 현 정부 초대 총리로서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데다 정부 출범 이후 1년4개월간 총리직을 수행해왔기에 국정과제 추진을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박 대통령이 정 총리의 유임을 결정한데는 정 총리가 사의 표명 이후 세월호 참사 현장에 자주 들러 사고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고 초기에 비해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해수부장관과 유사한 방식으로 유임하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