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내 상가의 진화...몰(Mall)형에서 '스트리트형'으로

2014-06-29 10:50
호반 판교 '아브뉴프랑' 지역명소로 부상...반도 세종 유보라에 '카람 애비뉴' 조성

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인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이 도입될 예정인 ‘카림 애비뉴’ 스트리트형 상가 조감도.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아파트 단지내 상가가 쇼핑몰(Mall)형에서 스트리트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청담동 가로수길과 같이 단지내 1~2층 저층부에 길을 따라 쇼핑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스트리트 상가 자체가 랜드마크가 되면서 아파트 분양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상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지역에서 분양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스트리트형 상가를 구성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반도건설이 27일 세종시 1-4생활권 H1블록에서 분양에 들어간  ‘세종 반도유보라’에는 세종시 최초로 230m 길이의 스트리트형 상가가 들어선다.

세종 반도유보라의 경우 상가 외관과 중앙광장, 상가에 설치되는 조형물을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인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디자이너의 이름을 따 '카림 애비뉴'로 이름 붙여진 이 상가는 처음부터 지역 명소화를 염두에 두고 상가를 구성했다.

카림 애비뉴는 연면적 2만8151㎡에 지상 1~6층 264개 상가로 구성된다. 1~2층에는 식음료 판매 시설이, 3~6층에는 학원, 병원 등이 들어서는 등 점포 구성도 차별화할 계획이다. 상가 분양은 7월 둘째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스트리트형 상가의 성공사례는 호반건설이 판교에서 임대·운영중인 판교 아브뉴프랑이 대표적이다. 호반베르디움 주상복합 내 상가로 지상 4층부터 18층까지는 주거 공간이며 200m 거리를 따라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면적 2만7544.34㎡ 규모로 조성됐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을 기본 컨셉트로 디자인을 유럽의 테라스 카페 거리처럼 꾸몄다.

고급 프렌차이즈 레스토랑과 카페, 유명 옷가게 등이 거리를 따라 들어서 판교 지역은 물론 강남에서까지 몰려들어 지역 명소로 떠올랐다. 특히 이 상점은 호반건설이 활성화를 위해 분양을 하지 않고 임대를 통해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신영과 포스코건설이 이달 초 충남 천안시 불당신도시에서 분양해 평균 청약경쟁률 29.5대 1을 기록한 ‘천안 불당 지웰 더샵’ 단지에도 스트리트형 상가가 들어선다. 거리를 따라 저층 상가 320m가 늘어선 형태로 ‘천안의 청담동’으로 불리는 불당동의 랜드마크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상가는 하반기 분양할 예정이다.

대규모 스트리트형 상가로 조성되는 왕십리뉴타운2구역 단지 내 상가 '텐즈힐몰'은 전체 연면적 2만5506.98㎡ 1개동 1~2층 총 208개 상가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1층 기준 평균 3.3㎡당 1920만원 선이다. 텐즈힐몰 분양 관계자는 "현재 분양률이 70%를 넘었다"고 말했다.

위례에서는 오는 9월 송파권역 내 준주거 용지 중 마지막으로 공급되는 주상복합(C1-5블록ㆍ브랜드 미정) 상가가 분양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2만585㎡ 규모로 조성된다. 특히 지상 1층은 건물 네 개 면이 모두 도로와 닿아있는 스트리트형 상가로, 유동인구가 적고 투자자들이 꺼리는 안쪽 상가를 없애 가시성과 효율성이 좋게 상가를 배치했다. 지상 1층은 중앙으로 트램이 관통한다.

과거 상가는 동선을 수직으로 배열하는 쇼핑몰형 고층 형태가 주류를 이뤘지만, 스트리트형 상가는 동선을 따라 1~2층짜리 상가를 배치한다. 이로 인해 쇼핑객 체류시간을 늘림으로써 유동인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스트리트형 상가 투자시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상권이 단절된 곳이나 차량의 흐름이 빠른, 흘러가는 상권에 대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저층부와 상층부, 전면과 후면 등 위치별 가치가 다르고 동별 연결고리나 특색이 없으면 쇼핑객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스트리트형 상가 투자시 배후 수요와 도보로 유입이 용이한지, 주변에 차량이나 인구의 흐름이 빠르지 않은지, 업종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체크한 뒤 투자 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